안녕, 시드니 폴락 감독님... 안녕, 아웃 오브 아프리카.....
소식은 이틀 전 들었지만, 늦었지만, 그저 '안녕'을 고할 시간이 없었다는 어줍잖은 핑계. 그래서 이제서야, 안녕, 시드니 폴락 감독님... 굿바이, 시드니 폴락 (Good-bye, Sydney pollack)... 현지 시각으로 26일 월요일 떠나셨으니, 3일장이라면 오늘 발인하고, 장지로 모셔진 건가요. 물론 그곳 사정이야 나로선 알 수가 없지만서리. 향년 73세. 암 투병 중 사망. 지난해 에서도 쟁쟁한 모습이었는데,(조지 클루니의 로펌대표였죠. 악을 변호하는.) 이렇게 마지막 소식을 알리시는군요. 돌아가셨단 소식을 접하는 순간, 내 눈 앞에 펼쳐진 건, 황혼을 뒤로 하고 아프리카의 드넓은 초원에 있는 女와男.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레드포드. 그래요. . 생애 처음으로 스크린에서 마주한 아프리카의 ..
2008. 5. 29.
'상실의 시대'에 접한 무라카미 하루키
아프게 방황하던 시절을 함께해준 , 혹은 에 대한 여러분의 추억을 들려주세요. 그래서, 내 흩어진 추억의 조각을 직조하자면, 꽁꽁 묶인 채, 생각의 자유 외엔, 없었던 군대 시절. 사실 그 생각조차도, 고참이나 조직의 것으로 세뇌시키던 폭압이 지배하던 시절. 정말 웃긴 것 중의 하나는, 일병 5호봉이 될 때까지 끓인 물도 마시지 못하게 하고(화장실의 수돗물만 마시는 것을 허락하던), 책을 읽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었다. 에이, 설마, 진짜 그랬냐고, 그런 게 어딨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진짜 그땐 그랬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내가 군대라는 조직에 발을 디뎠을 땐 그랬다. 그리고, 그토록 열망하던 '일병 5호봉'을 넘어섰고. 책에 목말랐던 내가, 어느 날 휴가를 나가서, 누구에게 받은 것인지는 기억..
2008. 4. 26.
가끔은, 김.소.진.
작년만해도 10주기였던지라, ≪소진의 기억≫도 들먹였으나, 이젠, 그 기억도 점점 더 희미해져 갈 터이다. 역시나 소진의 소진(消盡). 1997년 4월22일. 서른 다섯(만 서른 넷)의 나이였다. 그 11년 전, 이십대였던 나도, 김소진이 떠났던 그 나이가 남의 나이 같지 않다. 눈 밝은 사람이었던 소진. 요절하기 1년 전, '젊은예술가상'을 받았던 그는, 여전히, 지금도, 예술처럼 문자의 세계에 아로새겨져있다. 부질없는 짓이지만, 그가 살아있다면, 그는 아마, 한국문학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나, 주변적이고 소외된 것에 대한 애정과 공감을 기저에 둔,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향한, 문학적 필살기를 갖추고. 소설노동자로서의 김소진은..
2008.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