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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양4

청춘과 도시에 들이댄 에드워드 양의 현미경, <마작>(Mahjong) 지난 12일 폐막한 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 9편의 시네마 혹은 세계와 조우했고, 행복한 시네마 유람이었다. 그리고 PIFF리뷰에 올린, 어설프게 갈겨쓴 세편의 감상문. 좀더 많은 에드워드 양 감독님의 유작들을 보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Mahjong)이라도 봐서 다행. 10여년 전의 장첸도 나오더군. 도시와 청춘에 건네는 편지 그래, 그땐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어디에도 끼일 틈이 없어 부유했고, 도시는 그런 부유하는 나를 음흉한 미소로 부추겼다. 그래서 도시와 청춘은 때론 함께 부유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지 않은가도 싶다. 너희들을 보면서도 그랬다. 도시는 정글과 같았고, 그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청춘은 도시를 이용하지 않는가 말이다. 너희들을 마주하면서 그랬다. ‘그래, 타이베.. 2007. 10. 18.
안녕, 잉마르 베리만 감독님 그리고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님... 우울한 시기다. 후덥지근하고 눅눅한 한여름의 기운 탓인가. 잇단 죽음과 타계 소식이 들려온다. '한여름밤의 꿈'같은 사랑만 갈구하기에도 부족할 때이건만, 어디서든 생은 끊임없이 죽음과 시소를 탄다. 아프간 사태로 잇단 우울한 소식이 들려오는 와중에, 오는 4일은 또한 정은임 아나운서의 3주기인 마당에, 두 거장이 하루 사이로 구름의 저편으로 향했다. 30일 잉마르 베리만 감독님이 타계. 향년 89. ☞ 영화를 예술로 승화시킨 거장 지다 역시 같은 날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님이 영면에. 향년 94. ☞ 伊거장 안토니오니 감독 타계 허허. 허할 수밖에. 영화계도 두 거장을 잃은데 대해 망연자실하겠지만, ☞ 세계 영화계에 잉마르 베리만 추모 물결 미처 제대로 탐구하지 못한 거장들을 보낸 나도 참으로 허하다.. 2007. 8. 1.
영원한 대부, '말론 브란도' 3주기 덧 없이 스러지곤 하는 인생길. 하나의 생명이 나고 자란 길목에는 무엇이든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그것이 티끌만치 소소하건, 밤하늘의 별처럼 밝게 빛나건. 그건 상관없다. 그리고 그 흔적은 인생길목 곳곳에서 파생품을 남긴다. 의도하건, 그렇지 않건. 한 생명과 아무 연관이 없어도 그만이다. 그 길목엔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흔적이 남고, 우연이 어떤 재밌는 그림을 그려내기도 한다. 이런 글 역시 그런 파생품이다. 나와는 실상 무관할 것 같지만, 그럼에도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세계 속에서 생을 영위하던, 어쩌면 몇개의 고리를 연결하면 끈이 닿았을 지도 모를 사람들에 대한 추모 혹은 소회. 근데 내가 끊임없이 기억의 회로를 돌려대는 이유는 뭘까. 나 자신도 뚜렷하게 그 이유를 댈 수가 없다. 그냥 인위적.. 2007. 7. 2.
"저도 늙어간다고 말하고 싶어요..."... 에드워드 양 감독의 유작 <하나 그리고 둘> 비를 타고 에드워드 양 감독의 타계 소식이 들려왔다. 어떤 준비도 미처 돼 있지 않았다. 이런 갑작스런 소식으로 7월을 열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이후 언젠가 선보일 차기작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차였다. 그러나 차기작 소식은 언감생심. 환갑을 채우지 못한 채 힘겨운 투병생활을 끝냈다는 소식이 먼저였다. 결국 이 유작이 돼 버린 셈이다. 괜히 허해진다. 후미진 골목에서 나란히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생을 둘러싼 통찰을 넌지시 건네주던 멘토 혹은 스승을 잃은 기분이랄까. 은 나에게 그런 존재감의 영화였다. 그가 대만 출신의 감독이라거나,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거나 등의 거적은 내게 필요없었다. 그는 내게 생의 한 단면을 알게 해 준 고마운 이였다. 그것이 -한번 만나본 적 없어도- 그의 죽음.. 2007. 7.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