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종드 쭌/기억의 저편63

죽음, 기형도 어제. 현재 서식지 근처의 다리, 한남대교. 경찰과 119, 수상안전요원들을 비롯해 시민들이 북적거린다. 뭥미? 빠꼼 고갤 내밀어 경찰에게 물었다. "무슨 일?" 심드렁하게 답한다. "사람이 다리에서 뛰.어.내.렸.다." 아, 갑자기 아득해진다. 다리 한 번 쳐다보고, 물 한 번 쳐다본다. 저 거리. 물리적으로 잰다면, 글쎄 한 30미터? 50미터? 잘 모르겠다. 고개를 한 번 들었다 놓았다 하면 충분한 그 거리. 그 거리가 누군가에겐 세계를 들었다놨다할 거리가 된 셈일까. 누가 그랬는지, 왜 그랬는지, 모른다. 인터넷을 뒤져봤지만, 어떤 뉴스도 정보도 없다. 어제 처음 물어본 뒤, 한참 지나 다시 물어봤지만, 경찰은 찾지 못했다고 했다. 정확힌 모르겠지만, 아마 찾지 못했다면, 그 사람은 지금 고인이 .. 2010. 3. 7.
냉정과 열정 사이, 히스레저를 만나고 커피 한 잔... 냉정과 열정 사이. 친구들 중에 나를 간혹 '준쉐이(혹은 준셍이)'라고 부르는 넘들이 있다. 당연히 영화()의 준세이처럼 간지나고 잘생겼기 때문이지. 라고.................................하면 새빨간 거짓말이고.^^; 첫사랑을 오매불망 잊지 못해 그녀를 품고 세월을 버티는 순정남이라서. 라고..................................해도 끔찍한 뻥이야. OTL 이유? 단순하다. 그저 내 이름 중에 '준'이 쏙 얼굴을 내밀기 때문이지. 간혹 그 이름을 들을 때마다, 생각난다. 내게도 있었던 아오이(들). 풋풋한 스무살 시절, 준세이와 10년 약속으로 손가락을 걸었던 여인. 5월25일 피렌체 두오모에서 해후하면서 옛사랑을 복원했던 준세이와 아오이. 어제 밤, TV에.. 2010. 1. 23.
샤넬, 스타일 혹은 혁명의 또 다른 이름 '샤넬'. 한때는 사치의 대명사로 치부했었다. 그것은 오산. '샤넬'이라는 이름 안에 얼마나 풍성한 이야기가 있는지 알기 전의 오해. 명품이라고 일컫기 이전의 샤넬은 그야말로 어떤 혁명. 특히나 여성들에겐 해방의 이름. 샤넬은, 곧 코코 샤넬. 진부하고 식상한 이야기 한 토막. 세기의 섹스심벌, 마릴린 먼로에게 한 기자가 물었다. "밤에 뭘 입고 주무삼?" (그따위가 궁금하더냐, 이 기자놈아!) 마릴린 먼로의 우문현답. "샤넬 No.5다, 이놈아." (먼로에 대해서라면 다음 기회에~) 그렇다. 샤넬은 본능이었다. 전세계 여성이 가장 간절하게 원하는 핸드백이, 샤넬 '2.55 퀄팅백'이라지? 1955년, 코코의 60번째 생일을 맞아 선보인, 퀼팅(누빔)처리한 가죽백에 금색 체인을 달아, 어깨에 멜 수 있도.. 2010. 1. 10.
존 레논, 그리고 큰별 개인마다 시각 차가 있겠지만, 굳이 음악적이라는 수사를 쓰고 싶진 않고. 존 레논은, 비틀스보다 오노 요코 때가 좋다. 말인즉슨, 존 레논의 완성은, 오노 요코를 만나고 나서. 1966년 11월의 런던, 마음으로 못을 박게 한 여자, 오노에게 훅~ 간 존은, “내 주위에는 예쁜 여자가 널려있지만, 내겐 요코 뿐”이라며 닭살(?)도 날렸다. 존에겐 아내와 아들, 오노는 남편과 딸이 있었으나, 1969년 3월20일 지중해의 관문 지브롤터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이 세기의 커플은, 신혼여행도 반전·비폭력 퍼포먼스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힐튼호텔 침대 위, 하루종일 침묵시위로 베트남전 끝내라! 오노가 존을 품은 대가. '못생기고 젖가슴은 늘어진 창녀' 같은 비난도 들었지만, 존이 오노를 품은 이유. '요코는 내 .. 2009. 12. 8.
11월에 생각하는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 랭보 오늘(11월10일). 나는 어쩔 수 없이, 랭보를 떠올렸고, 아무래도 그에 걸맞는 커피레시피는 '내 심장의 임무', 에스프레쏘 리쓰뜨레또. 그 검은 액체를 내 심장으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삶이든, 커피든, 두 번이 없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베를렌이 랭보와의 사랑을 회상하며, 아마도 나지막히 읊조렸을 "나의 가장 빛나는 죄악". 검은 액체는 내 심장에 묻고 있었다. 네 생애 가장 빛나는 죄악이 있니? 너는 살아가는 동안, 그걸 만날 수 있겠니? 글쎄... 동성애까지는 내 취향이 아니니까, 그럴 것까진 없겠지만, 나는 심장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을 이야길 건넸다. 삶이야말로, 어쩌면 꾸역꾸역 삼켜야하는 비루한 생과 일상이야말로, 나의 가장 빛나는 죄악이지 않을까. .... 물론, 내 심장은 아무런 답도 .. 2009. 11. 10.
예술의 또 다른 이름, 피나 바우쉬 예술의 또 다른 이름, 피나 바우쉬 영면한 무규칙 다종예술가에 대한 추모 “두려움은 이 시대의 주요문제 중의 하나로, 피나 바우쉬의 창작 작업에서도 역시 가장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이다. 그것은 그녀 자신의 두려움이며 그녀의 등장인물들 두려움이다. 그것은 사람을 마비시키고 공격적으로 만드는 두려움이며, 자신을 드러내고 그래서 상대편에게, 파트너에게 무방비 상태로 내맡겨지는 데 대한 두려움이다. 상대방의 반응들이란 신뢰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도 역시 어쩌면 - 다시금 두려움에서 - 맞받아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미 일찌감치 피나 바우쉬는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을 자신의 창작 작업 및 무용수들과의 작업을 위한 제동장치인 동시에 추진력이라고 칭한 바 있다. 그녀는 "그것은 과정이에요. 사랑받고 싶음. .. 2009. 10.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