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익산이 아닌 이유
우연찮게도 며칠 전, '이리'를 다녀왔다. 정확하게는 '익산'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리'라고 쓴다. 읽을 때는 '익산'이라고 읽을지도 모르겠다. 이리라고 쓰고, 익산이라고 읽는다? 며칠 후, 내가 를 볼 것이라곤 생각지도 않았다. 아니 못했다. 애초 이 영화는 연작(과 함께)이라고 진즉에 알고 있었다.지난해 개봉 당시 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실행의 부재로 결국 접하지 못했던 터. 두 편 모두. 내가 발 디뎠던 이리는, 단편적인 인상만 말하라면, 죽어있는 소도시 같았다. 신시가지라고 건물이 올라가고,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으나, 이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서울을 동경하는 듯한 그 뉘앙스는 불편했다. 신시가지의 그 볼품없는 간판들이 사람들의 미적 감수성을 해치긴 마찬가지고. 서울을 욕망..
2009. 12. 17.
하늘 아래 새로운 영화가 있다?
이번 서독제2009의 반가운 프로그램 중의 하나는, 필리핀 독립영화 특별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이면서, 왠지 모를 친숙함이 느껴지는 나라. 필리핀을 다녀온(주로 신혼여행) 친구들의 이야기 때문일까, 아니면 필리핀 네그로스섬 농민들이 유기농으로 재배한 공정무역 설탕 '마스코바도'를 종종 접하기 때문일까. 모르긴 몰라도, 나는 이 미지의 나라산 영화가 궁금했다. 그래서 찾은 것이 .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됐나본데, 영화평론가인 허문영의 이야기도 나를 솔깃하게 만들었으니까. (☞ 여기, 새로운 것이 시작되고 있다) 글쎄, 이 영화 는 완전히 새로운 영화적 신세계였다. 실험영화도 아닌 것이, 놀라움과 부담감을 한꺼번에 안겨준. 사실 이 영활 어떻게 말해야할지, 아직 모르겠다. 영화 시작 전, 감독..
2009. 12. 14.
폭풍간지의 밤, 하악하악
'아~ 지랄~'이라며 눙쳐도 상관 없다만, 호들갑, 좀 떨어야겠다. 그렇다. 폭풍간지의 밤. 그날 밤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겠다. 하악하악. 생각만 해도 이건 뭐, 오르가슴이 할딱할딱. 아니, '원 나잇 스탠드' 예고하더니, 아주 뽕을 내고 온 거냣? 하고 물으신다면, 응. 끄덕끄덕. 뭔 일이 있었는지, 테이프를 Rewind 해보자. 사건일지1. 그러니까, 12월10일. 세계인권선언일에 서울독립영화제(서독제)2009 치고달리기(HIT&RUN)에 살짝 발을 담궜단 말씀. 잠깐, 세계인권선언일과 서독제가 뭔 상관? 음, 그건 그래. 굳이 세계인권선언일에 서독제 개막일정을 맞춘 건 아닐 테고. 그냥 우연의 일치라고 해 두지. 그래도 '통'하는 건 있지. 뭐냐고? 재미! 인권이 재미없다는 건 편견. 사람답게 ..
2009.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