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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드 쭌/기억의 저편63

'더티 댄싱'이 돌아왔다! 환호하고 구르라~ 알싸한 기억, 되시겠다. 때는 바야흐로, 1988년 무렵이시겠다. 대개의 중딩 남자아해들의 말이라는 것이 그렇지 아니한가. 건너건너면서 뻥이 튀겨지거나, 배가 에베레스트로 간다. 더구나, 그것이 어떤 미끈한 유혹이라면, 그 뻥튀기의 강도는 도시를 뒤흔들 정도다.^^; (Dirty Dancing)이 그랬다. 당최, 무엇이, 도대체,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이 극렬하게 '야한' 영화라고, 우리 아해들 사이에선 화제가 됐다. 더구나, 영화 제목에 '더티'라는 단어가 들어갔다. 이건, 충분히 아해들의 심증을 굳히는 단서(?)가 된다. 당시, 우리 아해들은 섹스는 '더티'한 것이라고 훈육하는 사회의 반경에 있었다. 모르긴몰라도, 아해들은 포스터에 나온 댄서의 미끈한 다리에도, 침을 꼴딱삼키면서, 이를 '.. 2007. 11. 21.
시월에 눈 내리는 마을 '첫눈'의 기억을 말하다. 내 마음엔 그렇게 첫눈이 내렸답니다... 이젠 10년도 더 된 시간이지만, 그해 시월. 하얀 원피스를 입고 샤방샤방 다가오던 그녀 모습에서 나는 그날 시월에 내리는 첫눈을 맞았습니다. 천상에서 사뿐히 내려앉은 그녀 모습에서 나는 그저 눈을 의심했었고. 내 마음 속에 내린 그 눈은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순간입니다. 시월에도 그렇게 눈이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그 첫눈이 첫사랑으로 이어졌다는 것은 내 생의 가장 큰 행복이었습니다. 내게 시월은 잊을 수 없는 계절이자, 시간입니다. 첫눈처럼 사뿐히 내 가슴에 내려앉은 그녀가 다가왔던 그 순간이 기록돼 있는. 첫눈, 시월, 그리고 우리들 이야기. 그 마을은 여전하겠죠? 보고 싶습니다. 듣고 싶습니다. 이것이 내겐 진짜 .. 2007. 10. 10.
영원한 청춘의 이름, 제임스 딘 9월30일. 9월의 끝머리엔 결국 '제임스 딘(James Dean)'이 다가온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지만, 내 방에도 지미(제임스 딘의 애칭)형의 브로마이드가 장식하고 있었지. 그의 어떤 영화도 제대로 본 적이 없고, 어떤 상징적 의미를 갖는지 알지도 못하던 소년의 방으로까지 파고들었던 그 청춘. 나는 그저 반항끼 줄줄 흐르던 그의 간지와 눈빛에 매료됐었던 것 같다. 더구나 포르쉐(!)를 몰다가 스물 넷에 장렬하게 산화했다는 이야기에 혹하지 않을 재간이 없던 나이 아니었겠는가. 스물 넷은 그런 나이일까. "아직도 내 자신의 몇 분의 일도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산다는 것에 설렘을 느낀다"던 지미 형이었지만, 죽음 또한 그보다 적지 않은 설렘을 안겨주었던 것은 아닐까. 스스로 산화를 택했는지는 여전히.. 2007. 9. 30.
안녕, 잉마르 베리만 감독님 그리고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님... 우울한 시기다. 후덥지근하고 눅눅한 한여름의 기운 탓인가. 잇단 죽음과 타계 소식이 들려온다. '한여름밤의 꿈'같은 사랑만 갈구하기에도 부족할 때이건만, 어디서든 생은 끊임없이 죽음과 시소를 탄다. 아프간 사태로 잇단 우울한 소식이 들려오는 와중에, 오는 4일은 또한 정은임 아나운서의 3주기인 마당에, 두 거장이 하루 사이로 구름의 저편으로 향했다. 30일 잉마르 베리만 감독님이 타계. 향년 89. ☞ 영화를 예술로 승화시킨 거장 지다 역시 같은 날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님이 영면에. 향년 94. ☞ 伊거장 안토니오니 감독 타계 허허. 허할 수밖에. 영화계도 두 거장을 잃은데 대해 망연자실하겠지만, ☞ 세계 영화계에 잉마르 베리만 추모 물결 미처 제대로 탐구하지 못한 거장들을 보낸 나도 참으로 허하다.. 2007. 8. 1.
영원한 대부, '말론 브란도' 3주기 덧 없이 스러지곤 하는 인생길. 하나의 생명이 나고 자란 길목에는 무엇이든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그것이 티끌만치 소소하건, 밤하늘의 별처럼 밝게 빛나건. 그건 상관없다. 그리고 그 흔적은 인생길목 곳곳에서 파생품을 남긴다. 의도하건, 그렇지 않건. 한 생명과 아무 연관이 없어도 그만이다. 그 길목엔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흔적이 남고, 우연이 어떤 재밌는 그림을 그려내기도 한다. 이런 글 역시 그런 파생품이다. 나와는 실상 무관할 것 같지만, 그럼에도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세계 속에서 생을 영위하던, 어쩌면 몇개의 고리를 연결하면 끈이 닿았을 지도 모를 사람들에 대한 추모 혹은 소회. 근데 내가 끊임없이 기억의 회로를 돌려대는 이유는 뭘까. 나 자신도 뚜렷하게 그 이유를 댈 수가 없다. 그냥 인위적.. 2007. 7. 2.
"여름은 어쩐지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시기다" 여름아, 기다려. 내가 달려갈께~~~ 뭐 벌써 왔지만. 여름 이벤트를 기다리는 와중에, 그 이벤트 이외의 여름도 궁금해졌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시달려) 때문이다. 시달려! 강강강추다. 당신이 떠올리고 싶으나 가물가물한 시간과 추억, 어쩌면 사랑이 떠오를지 모른다. "원작에는 계절감이 없는데 나는 이 영화가 반드시 여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여름은 인간이 가장 변하는 시기니까. (웃음) 물론 일반적으로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진 않겠지만, 내게 여름은 어쩐지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시기다. 특히 학생들에겐 여름방학이 그렇고, 자기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인간의 본질적인 것이 생겨난다거나, 자기도 모르던 자신을 알아차린다거나, 여름의 뜨거움이 인간의 내면을, 본면을 알게 되는 일종의 매체인 것 같다.. 2007.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