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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15

[그녀통신] 그녀에 빠지다, 그 커피 빠지는 것은 아무도 모르게 하는 것이다. 오로지 나만 아는 것. 나만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랑에 빠진 나는 바뀔 수밖에 없다. 온 우주를 통틀어 나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랑! 사랑을 함으로써 나는 웃는다. 사랑을 함으로써 나는 운다. 사랑을 함으로써 나는 슬프다. 사랑을 함으로써 나는 기쁘다. 사랑을 함으로써 나는 살아간다. 사랑이 나를 파멸시키더라도 나도 그래, 사랑, 그 사랑을 하고 있을 것이다. 사랑으로 파멸하는 남자.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레떼르인가. 그리하여, 그녀에 빠지다, 그 커피... 2013. 7. 13.
'원나잇스탠드'보다 더 꼴리는 '47년의 기다림'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난다.’ 사랑의 ‘신화’를 완성하기 위한 전제다. 이 그랬다. 처음으로 가슴 짠하게 알려준 명제. 만남과 헤어짐, 그 엇갈림과 반복. 한숨을 쉬었다 뱉었다, 내 마음은 그들의 발끝에만 매달렸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그렇게 흔들리는 내 마음에 은 속살거렸다. “운명이라면 이 정돈 돼야지. 유후~”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렴. 운명이잖아. 운명. 사랑은, 우연을 가장한 운명이다. 나는 얼마 전, 또 하나의 운명을 접했다. 더 운명 같은 건, ‘쿠바’였다. 아직 발 딛지 못한 미지의 땅이지만, 언젠가 꼭 디뎌할 그곳. 혁명이 있었고, 커피가 있으며, 무엇보다 섹시함이 상존하는 곳. 누군가 그랬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있다면, 그곳이 쿠바라고. 그는 일체의 과장도 섞이지 .. 2012. 2. 1.
사랑, One day 사랑 알싸하게 차가운 날씨를 맞으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유는 모르겠지만, 죽기 전까지 꼭 쓰고 싶은 책이 떠올랐다. 사랑. 매우 거대하고 넓고 깊은 주제라, 사실 난망한 것이 사실이나, 아는 만큼, 알고자 최대한 노력해서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마 혹한의 칼바람을 맞아서 화들짝 놀라서겠지. 그래도, 사랑. 너는 나고, 나는 너 자신이야, 우리는 한 사람이야. 온 삶을 걸거나 삶을 송두리째 날려버리든가, 사랑. 참, 미칠듯이 매혹적인 주제다. 지금처럼 비루하고 천박하게 쓰일 단어가 아니다. 사랑이라는 말은. 쉽게 판타지라고 치부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사랑이라는 의미는. 냉면 겨울의 맛은 역시 냉면. 오늘, 4대천황의 하나로 꼽히는 필동면옥이었는데, 장충동 평양면옥의 슴슴한 담백함에 비해선 아쉬운 .. 2011. 12. 23.
이 남자, 에단 호크 이 남자, 유약했다. 눈빛에서도 그것은, 드러났다. 그러나 의외의 강단이 있었다. "오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칠 때, 나는 완전 뒤집어졌다. 감동도 만빵 우적우적. 영화관에 책상이 있었다면, 냉큼 올라갔을 게다. 당시, 나는 '토드 앤더슨'이 되고 싶었다. 영화 속 토드처럼, 나도 그때, 고등학생이었다. 소년은, 세상과 처음 그렇게 맞장을 떴다. 여리고 내성적이었던 소년의 흔적. "...당시 에단 호크와 로버트 숀 레너드가 식사를 하러 간 레스토랑에서 손님들이 모두 테이블에 올라가 “마이 캡틴”을 외쳤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 남자, 솔직하고 개구진데다 능글능글했다. 기찻칸에서 처음 본 여자에게 눙치더니, 자신의 목적지에 여자를 내리게까지 만들었다. 그리곤 원나잇스탠드까지. 진정한 '꾼'의 자.. 2007. 12. 26.
[북리뷰] 영화 감식자가 길어낸 1인분의 책 그제, 뉴욕에 사는 친구와 전화를 했다. 녀석은 늘 그랬듯, 바빴다며 투덜댔다. 우린 웃기게도 서로를 부러워한다. 아니 정확하게는 서로의 공간을. 나는 뉴욕을, 녀석은 한국을. 녀석은 이른바 '뉴욕 촌놈'이다. 뉴욕에 있을뿐, 그 속살을 모른다. 일에 치여사는 직딩의 모습이 그러하듯. 그러면서 우리는, 1년 전을 꺼냈다. 1년 전 우리는 뉴욕을 함께 누볐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나는 녀석 덕분에 뉴욕의 '사백팔분의 일'을 맛봤다. 녀석도 마찬가지. 나 덕분에 뉴욕을 돌아다닐 수 있는 핑계를 찾은 셈이었다. 그때 내 손엔 (백은하 지음)이 있었다. 은 영화 속 뉴욕을 거니는 책이다. 우린 그 책을 일부 따랐다. 등의 동선을 따라, 센트럴 파크의 스케이트장에서 백만년만에 스케이트를 탔고, NYU 앞의 커피숍.. 2007. 12. 17.
[한뼘] "니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 다시 한번, 담배를 빨았다. 그 시큼함이란. '다정'도 병이라는 말. 그리움 혹은 사랑이 깊어지면 슬픔이 된다는 말. 최소한 그 시간만큼은 믿었다. 브로크백에 문득 오르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들에게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 그곳엔 어떤 사랑이 있겠지. 씨네큐브 스크린에 불이 꺼지고, 많은 이들이 훌쩍거리고 있었다. 눈물이 바닥에 흥건했다, 고 하면 거짓이고. 다시 만난 잭과 에니스에게, 그들은 '다정'이라는 병을 앓고 있었으리라. '띠리~'하면서 시작하는, 구스타보 산타올라야(Gustavo Santaolalla)의 의 오프닝이 나올라치면, 심장박동이 뛰어버리는 사람들. 그랬다. "어떨 땐... 정말이지... 니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라던 잭의 다소곳한 고백에 나는, 사랑의 씁쓸한 행복을 곱씹.. 2007.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