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듣고 싶은 말, 가장 짜릿한 말,
집을 나서거나 들어올 때, 아파트 화단에 장미덩쿨이 자리한다. 나설 때, 안녕~하고 인사를 하면서 향을 맡아준다. 들어올 때, 역시 안녕~하고 살포시 스다듬어준다. 혹은, 와 오늘은 예쁘구나~하고 말을 건넨다. 간혹, 그 장미를 덩쿨에서 뜯어내, 내 방이나 어느 공간에 놓고 싶은 욕심이 생길 때가 있다. 정말 앞에서 고민했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힘들게 잡았다. 나처럼 쟤네들을 보는 사람이 있겠지. 뭣보다, 장미 공동체에서 벗어나면 혼자 쓸쓸히 죽어가야 하잖아. 헌데, 지난 여름비에 꽃이 후두둑 떨어졌다. 나의 리추얼 하나도, 뚝 떨어졌다. 왠지 아쉽고, 서운한 기분. 여름비 사이로 힘들게 햇살이 비친 날, 송이를 거의 떨어트린 그들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내 손으로 뜯지 않길 잘했다는 생..
2011. 6. 30.
커피를 만든다는 것,
나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 옹졸한(?) 반골기질이 초큼 있어서, 즉 성격 더러워서 그런지 몰라도, 커피하면 떠오르는 직업군이자, 흔히 알고 익숙한 '바리스타'라는 호칭보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말이 좋습니다. 물론 혼자만의, 편협한 자기해석이니, 흘려들으셔도 좋아요. ^^; 바리스타가 좁은 의미에서, 바에서 커피(음료)를 만드는 사람에 한정된 것이라면, 커피를 만드는 사람은, 세계에서 물 다음 음용을 많이 하는 커피라는 검은 유혹의 추출에만 집중하는 것, 아닙니다. 커피를 만든다는 것, 그것은 세계를 바라보는 하나의 창입니다. 아니, 그깟 커피로 무슨 세계를 들먹이냐고 말하신다면, 당신은 미운 사람~ 아니 상종 못할 인간. 당신이 인간이라는 이유로, 커피보다 낫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
2010. 7. 2.
커피, 국영이 형을 떠올리다
비 나리는 2010년의 4월1일. 지난 7년 전, 홀연히 세상과 절연을 선언하고, 영원히 우리 가슴에만 남은, (장)국영이 형의 기일. 만우절이면, 아니 만우절보다 떠올릴 수밖에 없는 그 이름, 장국영. 어떤 커피가 좋을까. 뜨겁게 살다가, 한 순간에 식은 국영이형을 떠올리며, 국영이 형이 가장 좋아했던 동티모르 커피라고 하면,... 새빨간 뻥이고. 어떤 커피를 좋아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그를 위해, 그를 기억하며, 에스프레소 샤커레또. 에스프레소 더블샷을 얼음과 함께 쉐이킹해서 급아이싱한, 얼음을 제외한 차갑게 식은 에쏘의 맛과 향이 그대로 냉각된, 에쏘 샤커레또! 사랑하는 혹은 사랑하고픈 누군가와 함께, 커피를 마시는 당신이라면, 이날 에스프레소 샤커레또를 홀짝이며, 국영이 형이 에서 작렬했던 궁..
2010. 4. 1.
골초 마초, 세련된 ‘커피마초’로 거듭나다
골초 마초, 세련된 ‘커피마초’로 거듭나다 『오늘의 커피』 출간 기념 커피강좌 ③ (※ 이 글은 『오늘의 커피』 출간 기념 커피강좌 참여를 토대로 허구를 섞어 재구성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주인공은 실존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입니다. 앞선 에서 이어집니다.) 나, (마)초성도 좀 놀랍다. 격하게 놀랄 것까지는 아니지만. 인스턴트커피, 그러니까 일명 자판기, 다방커피에 길들여진 내가 어쩌다 커피강좌를 듣기 시작해서 세 번까지 왔단 말인가. 된장녀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커피가, 이상하게 묘한 매력, 중독성, 있다. 내가 미쳤어~♪ 어쨌든 그렇게 다시, 브라운하우스(www.brownhaus.co.kr)로 찾아갔다. 이젠 봄기운이 완연한 4월4일 토요일의 세 번째, 마지막 강의. 지난주 예고대..
2010.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