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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드 쭌/기억의 저편63

9월23일의 네루다, 9월의 칠레 칠레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건, 애초 파블로 네루다 때문이었다. 더 따지자면 영화에서 비롯된. !(물론 네루다는 주인공이 아니고, 영화적 상상도 가미됐다.) 그리고 칠레를 알아보니, 아옌데가 있었고, 빅토르 하라가 따라왔다. 무엇보다, 그곳엔 혁명이 있었다. 아옌데가 주도했던. 칠레혁명에는 인민들이 있었다.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사회주의 정부를 세웠던. 대한민국의 많은 이들에게 칠레는,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상대국이자, 와인의 나라지만, 내겐 혁명을 만들어낸, 네루다, 칠레, 빅토르 하라와 같은 혁명가를 탄생시킨 부러운(!) 국가다. 오늘(9월23일)은 다시, 파블로 네루다의 36주기다. 그는 대문호였지만, 정치가이자 혁명가이기도 했다. 1970년 9월, 대선을 앞두고 공산당의 대통령.. 2009. 9. 23.
잘가요~ 나의 폭풍간지, '패트릭 스웨이지' , 방방 뛰며 발을 구르게 만들었던 영화. 그래서 2007년 재개봉 때, 다시 한번 발구름을 하기도 했지만. 패트릭 스웨이지의 진짜 매력은, . 나에겐 그랬다. 의 로맨틱 가이 따위는, 말하자면, 쉬어가는 페이지. 패트릭은, 진짜 마초일 때 빛났더랬다. 애송이 FBI요원 죠니(키아누 리브스)를 매혹시키고야 말았던 싸나이, 보디. 폭풍우 몰아치고 해운대를 삼킬 법한(물론 오버) 파도 앞에서도 서핑을 나섰던, 그 진짜 싸나이를 기억한다면, 지금 그의 떠남은 아마, 다음 생애를 기약하자는 신호임을 알 것이다. 패트릭의 폭풍간지가 가장 빛났던 이 때. 마지막 장면, 유유자적 서핑하러 들어가며, 보디가 죠니에게 그러잖나. "다음 생애에서 보자." 그래, 내 스크린 속 진짜 마초, 패트릭 스웨이지. 췌장암 따위가 .. 2009. 9. 16.
잘 가요, 내 사랑들... 씨네큐브, 압폰지, 장진영… 지난 팔월에 날아온 두 통의 편지. 믿기 힘든, 아니 믿기 싫은 작별을 고하는 편지였어. 우선, 백두대간과 씨네큐브의 결별. 그것은 곧 우리가 알고 있는 씨네큐브가 작별을 고한다는 말이었어. 거기에 덧붙여진 또 하나의 크로스 카운터. 뭬야, 이래도 돼?란 말이 절로 나왔던 압폰지(스폰지하우스 압구정)의 작별인사. 여느 만남이 그러하듯, 이별도 대개 느닷 없이 훅~ 다가오더라. 사람의 힘이나 의지로도 어쩔 수 없는 순간이지. 작고 사소할 지 모르지만, 그것은 생의 어떤 균열이야. 어떡해, 어떡해. 알면서도 떠나보내야 하는,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을 이런 작별의 순간들. 흑, 저들과의 헤어짐. 이유나 명분이야 각자 있지만, 크게 보면, 자본과의 싸움에서 밀려난 억울하고 아쉬운 작별.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 2009. 9. 1.
오징어는 문어라 불리길 원치 않는다 엊그제. 소익선배랑 뺑이랑 맛난 점심을 먹고 길을 거닐다가, 내 이름을 누군가 부른다. 휙 돌아봤더니, 대학 과동기놈이다. 정말 오랜만. 방가방가. 얼마 전, 녀석은 이메일 주소가 바뀌었다고 동기놈들에게 단체메일을 뿌렸고, 나는 오랜만이라고 아직 살아있냐(!)고 답장을 보냈고, 녀석은 한번 보자는 의례적인 말을 건넸다. 그런데, 그렇게 우연히 해후할 줄이야. 대면한 것은 거의 6~7년 만이지 싶다. 그닥 절친한 사이는 아닌데, 녀석은 대뜸, 잊고 있던, 아니 깊이 잠수하고 있던, 한 문장을 꺼낸다. "오징어는 문어라 불리길 원치 않는다." 녀석이 이 얘길 꺼내는 순간, 녀석과 난 거리에서 펑~ 터진다. 뭔 말인가 싶겠다. 내 생애 첫 번째 시나리오 제목이다. 대학 2학년인가, 3학년 때 교양으로 영화학개.. 2009. 7. 29.
안녕, 마이클 잭슨 그리고 파라 포셋... 아침 일찍 온 휴대폰 문자엔, 뭔가 현실의 이야기 같지 않은 것이 찍혀 있었다. 마이클 잭슨 사망. 심장마비 추정. 아니, 뭔 '뻥'을 치나 했다. 얼마 전, 삼년 간의 공백을 깨고, 다음달부터 순회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였다. 그랬거나, 사실이었다. 초딩, 중딩 시절이 스쳤다. '팝'을 처음 알게 한 이름, 마이클 잭슨. '팝 = 마이클 잭슨'이었고, 어린 나는 '문워커'를 하고 싶었다. 영화 를 봤던 기억도 몽실몽실. (이 영화, 혹평이 난무했지만, 누구와 같이 봤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는 이 영화 좋았고, 재미있었다.) 스캔들성 가십이 난무하고, 오해와 조롱 섞인 언사들이 그의 주변을 감싼 듯 했지만, 나는 그를 '슈퍼스타' 지위에서 내린 적은 없다. 어쨌거나 그는 나와 동시대를 살았던.. 2009. 6. 26.
'커트 코베인'은 살아있다! 그러니까, 커트 코베인. 15년 전 불꽃처럼 산화한 너바나의 리드싱어. 4월8일, 그의 죽음이 발견됐다지만, 5일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하는 것이 거의 받아들여지고 있지. ☞ 커트 코베인 사망 15주기 음반 이벤트 어쨌든, 최근 나는 우리가 듣고 있는 어떤 음악들이, 커트 코베인으로부터 비롯됐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의 감성과 마음과 교감하는 어떤 음악들. 그들이 탄생할 수 있었던 어떤 계기. 언니네이발관 리더 이석원이 그렇게 얘기하고 있었다. 씨네21 인터뷰 중에서. 그러니까, 커트 코베인은 그렇게 우리에게 여전히 속삭이고 향을 풍기고 있는 셈이다. Smells Like Teen Spirit. ☞ 2008/04/08 - [메종드 쭌/기억의 저편] - 볼륨을 높여, 'Sm.. 2009.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