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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for U34

정은임 아나운서를 기억하는 아름다운 하루(8월4일 추모바자회) 정은임 아나운서를 기억하는 아름다운 하루 8월4일(일) 아름다운가게 서울역점, ‘고 정은임 아나운서 추모바자회’ 누군가를 기억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그들이 형성하도록 도와준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 기억할 가치가 있는 이들이라면, 그들이 만들어 준 사람의 모습으로 사는 것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그들을 존경하는 방법이다. - 마크 롤랜즈, 《철학자와 늑대》 지난 2004년 8월4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정은임 아나운서를 기억하기 위해 매년 기일에 맞춰 추모바자회를 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녀가 진행했던 등을 통해 영화와 세상, 그리고 삶을 형성했던 이들입니다. 그녀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서는 기억을 지속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억을 지속하기.. 2013. 8. 1.
개별 존재의 여정을 따르는 롱테이크의 긴 여운 신문을 펴면, 빠지지 않고 반드시 보는 코너가 있다. 부고란이다. 이미 죽은 사람의 이름을 본다. 그 이름에 얽힌 사람들도 자연히 보게 된다. 사라진 한 우주와 그 우주를 둘러싼 세계를 보면서 나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있을까, 아주 잠시 상념에 빠진다. 물론 세상엔 신문 부고란에 나오지 않는 죽음이 더 많다. 그 사실도 철저하게 잊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죽음은 허투루 다뤄서는 안 된다. 죽음에 대해 성숙하지 태도를 지닌 사회야말로 천박한 사회다. 그렇게 보면 한국 사회가 죽음을 다루는 태도는 아쉬운 점이 많다. 오비추어리(Obituary, 부고 기사)만 봐도 알 수 있다. 부고란을 맡고 부고 기사를 쓰는 담당 기자는 대부분 신입이나 경력이 얕다. 부고 기사를 한국 미디어들이 얼마나 소홀하게 다루는가를.. 2013. 2. 9.
효재, 본받는 집에서 생각하는 백석과 자야의 사랑 책 읽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는 살림술사 효재의 울림 『효재, 아름다운 나라에서 천천히』 이효재 세상엔 그런 사람이 있다. 이름 하나만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한 사람. 획일주의에 매몰되지 않고 개성적인 삶을 추구한 사람에게 주어진 무엇이다. ‘효재’라는 이름도 그렇다. 이효재 선생이다. 한복디자이너 출신의 이 선생은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로 효재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만들었다. 자연주의 살림도 빠지지 않았다. 그것은 ‘효재’라는 살림술사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각인시켰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자연에 기대어 나누고 사색하는 여행’을 주제로 『효재, 아름다운 나라에서 천천히』를 내놨다. 그래서 지난 1월8일, 서울 성북동 ‘효재’를 찾았다. 『효재, 아름다운 나라에서 천천히』 출간기념 효재와의.. 2013. 1. 31.
잘 지내나요, 당신... 와타나베 히로코(나카야마 미호)상. 나의 겨울을 온전하게 만들어주는 건 늘 당신이군요. 하얀 눈, 설산과 함께 잘 지내는지 안부를 묻고 흐느끼는 당신. 그런 당신을 만날 때마다 눈물이 터지고야 마는 나는, 이번 겨울이라고 다름없이 당신을 만나곤 여전히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고야 맙니다. 어젯밤, 코끝이 찡하도록 벅찬 밤이었습니다. 당신을 다시 스크린을 통해 만난다는 재개봉 예고편만으로도 말이죠. 2월14일, 발렌타인데이 선물로 당신이 찾아온다니, 제 맘은 이미 그날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래요, 지금 제 인생의 'small happiness'입니다. 그날, 눈이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하얗고 포근한 눈. 이번에는 더욱 벅찬 겨울이 될 것 같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극장에서 당신을 만나곤, 울고 있는 한.. 2013. 1. 29.
‘멘탈갑’ 셰프의 자연산 삶에 대한 쫄깃한 레시피 사실, 요리(사) 이야기라기에, 솔깃했다. 나는 그런 인간이다. 먹는 문제라면 신경이 발딱 선다. 그것이 ‘살아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펼치면서, 다른 사전 정보 따윈 거의 없었다. 약간 유명한 셰프가 음식이야기를 펼친다는 정도? 그래서 어떤 먹을거리의 향연이 펼쳐지면서, 나를 사유하게 만들까. 식품에 대한 어떤 세계와 철학이 펼쳐질까. 궁금했다. 책 두께(528페이지)도 만만치 않지만(심지어 사진 한 장도 없다!), 먹을거리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그 정돈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읽을수록 아뿔싸! 내가 잘못 생각했었다. 식품이 아니었다. 요리가 아니었다. 거기엔 구체적인 개별의 인간이 있었다. 개브리엘 해밀턴(Gabrielle Hamilton). 뉴욕 .. 2013. 1. 6.
수운잡방으로 오실래요? : 숲에게 보내는 답장 그러니까, 이것은 답장입니다. 이제는 케케묵은 골동품 같은 뉘앙스가 돼 버린 편지. 그 편지를 받아들고 찡했던 제 마음의 울림을 담은 답신이죠. 물론 앞서, 제 마음을 흔들었던 《숲에게 길을 묻다》에서 이어진 작은 인연 덕분이기도 하겠죠. 이 편지를 받은 저도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숲이 뿜은 피톤치드를 그의 분신인 종이를 통해 받은 기분이라고 할까요. 선생님이 지닌 행운을 나눈 까닭이기도 할 겁니다. ‘제 스스로 찾은 기쁨과 즐거움의 삶의 시간을 재조립시키는 마법’을 볼 수 있어서이기도 하고요. 삶의 변곡점. 저도 제게 불쑥 다가왔던 그 순간을 기억합니다. 내 선택을 위해 모든 것을 뒤집는다는 것. 그 순간은 각자에게 다른 형태이자 내용이겠지만, 그때의 느낌, 여전히 잊지 못합니다. 그냥 주어진 대로만.. 2012. 5.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