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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20094

'사회적' 고아들의 시대 서울독립영화제2009 폐막작, 두 편의 단편, 과 에 대한 감상. 공통점이라면, 주인공을 감싸주고 안아줄 수 있는 존재의 부재. 그들은 어떻게든 '사회적' 고아들이다. 우리의 지금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닿을 수 없는 곳(김재원 감독) 가난한 사람들의 일상적 풍경이 펼쳐진다. 엄마와 아들딸로 구성된 가족은 고시원 쪽방에 살고 있다. 가족을 부양하는 것은 스무 살 진섭이다. 몸이 아파 일을 할 수 없는 엄마와 다섯 살 동생. 아버지는 없다. 10여 년 전 가족을 버리고(어떤 이유든 있었겠지만, 그것은 드러나지 않는) 나갔다. 새벽 전단지를 돌리는 것부터 주유소 일을 하면서 진섭은 힘겨운 스무 살을 버티고 있다. 그 고단함은 그의 표정에서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스무 살이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감, 청춘의 활기.. 2009. 12. 19.
여기만 아니라면, 어딘가에... 제발 어디든, 이곳이 아닌 어딘가로, 잡히지 말고 가주오.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나는 그렇게 마음 깊이 바라고 있었다. 거의 스크린을 향해 애원하고 있었다. 그들은 탈영병이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을 죽인 범죄자였다. 그럼에도, 내 마음은 그들과 함께 달리고 있었다. 그들처럼, 그네들이 서 있는 이곳만 아니면 될 것 같았다. 억지로 끼워맞추면, 그것은 스톡홀름신드롬이 아녔을까. 나는 그들의 뒤를 따르는 (자발적) 인질이었고, 그들에게 호감과 끌림을 느꼈다. 그것은 단순한 탈영이 아니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그것은 사회적 알레고리였다. 그들이 탈주를 시도한 곳은 군대가 아니라, 이 빌어먹을 세상이었다. 그러니, 감정이입된 것은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각자 이유는 분명하다. 박민재 상병(진이.. 2009. 12. 18.
서독제, 김동원 그리고 김원섭 6년 전, 2003년 12월9일. 요즘과 같은 강추위가 강타하던 그날, 혜화동 부근에서 한 사람이 추위에 떨다 숨을 거뒀다. 그야말로, 동사. 누구도 챙기지 않은 혹은 외면한 죽음. 나는, 그 사실을 뒤늦게 접했다. 2005년 김동원 감독님( 등)께서 국가인권위에서 제작한 옴니버스영화 가운데 을 연출하신단 소식과 함께였다. 오늘 모진 추위, 알코올 유혹을 뿌리치고 '서울독립영화제(서독제)2009'를 찾았다. 세상엔 알코올보다 더 좋은 것들이 있으니까! ^.~ (음, 인간이 초큼 학실히 달라졌다;;) 영화는 장률 감독님의 . 그것 자체로도 뿌듯했는데, 상영 직전에 꺄아아아아아아~ 소릴 지를 뻔 했다. 내 앞앞자리에 김동원 감독님이 성큼 앉으시는 것 아닌가!!!!!!!!!!!!!! 역시 잘 왔구나, 하는 생.. 2009. 12. 16.
오늘 나는 '원 나잇 스탠드'한다...! @.@ 금융위기를 정면돌파하기 위한 선언은, '상상의 휘모리'였다. 그 휘모리가 펼쳐진 지난해 개막식, 나는 이렇게 묘사하고 있었다. "화폐의 부작용이 커질 만큼 커져, 곪을 만큼 곪아, 금융위기라는 이름으로, 불황이라는 타이틀로 사람들의 목줄을 움켜쥔 이 시기. 도전과 가능성의 이름, 독립영화라고 그 파고를 맞닥뜨리지 않을 바는 아니다. 그렇지만 독립영화가 언제 꽃피는 봄날이었던 적이 있나. 뺄 기름기도, 감축해야 할 지방질도, 버려야 할 과소비도 없는 형편. 그래서 여느 때와 같이 올해도 그저 달린다. 늘 그 자리에서 우리를 반겨줬듯이. 그렇게 똑같이." 아직, 여전히, 얼어붙은 이땅. 용산은 불탔고, 사람이 죽었다. 그럼에도 일상은 굴러간다. 고작 주가 좀 올랐다고, 우리네 팍팍한 사람살이가 나아진 것도 .. 2009.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