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이 내게로 왔다...
우습게도... 오늘 붓놀림을 하면서, 내가 붓이 되고 싶었다. 붓은, 그 놀림은 내 마음의 행로라지만, 생이 역시나 마음 먹은대로 움직이거나 흐르지 않듯, 붓 또한 마음의 기대치와는 다르게 자신만의 선을 그린다. 쯧. 그러나 나이듦의 좋은 점은, 세상엔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그닥 없음을 깨닫는 것이듯, 붓놀림이 그리는 파장이 의도와는 달리 생성돼도 아직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붓이 되고 싶었다. 벼루 속 까망 먹물을 자신의 깃털로 흡수하여 하얀 종이 위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붓의 궤적이 오롯이 좋았다. 곰이 되고픈 소년이 곰으로 살아가듯, 붓이 되고픈 청년도 붓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 미친 놈의 상상력 ^^;; 가로, 세로를 넘어, 이제 가로와 세로를 연결하는, ..
2007.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