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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드 쭌/기억의 저편

9월23일의 네루다, 9월의 칠레

by 낭만_커피 2009. 9. 23.
칠레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건,
  애초 파블로 네루다 때문이었다. 더 따지자면 영화에서 비롯된.
<일 포스티노>!(물론 네루다는 주인공이 아니고, 영화적 상상도 가미됐다.)

그리고 칠레를 알아보니,
아옌데가 있었고, 빅토르 하라가 따라왔다.
무엇보다, 그곳엔 혁명이 있었다. 아옌데가 주도했던.

칠레혁명에는 인민들이 있었다.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사회주의 정부를 세웠던.


대한민국의 많은 이들에게 칠레는,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상대국이자, 와인의 나라지만,
내겐 혁명을 만들어낸, 네루다, 칠레, 빅토르 하라와 같은 혁명가를 탄생시킨 부러운(!) 국가다.



오늘(9월23일)은 다시, 파블로 네루다의 36주기다.

그는 대문호였지만, 정치가이자 혁명가이기도 했다.
1970년 9월, 대선을 앞두고 공산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그는,
후보직을 사퇴하고 공산당과 사회당이 주축이 된 인민연합의 단일후보로 아옌데를 내세웠다.


그것이 칠레혁명을 만들어냈다.

빅토르 하라는 불러댔다.
"우리 승리하리라(Venceremos·벤세레모스)"


칠레는 모름지기, 9월에 가야한다.
칠레혁명이 일어난 것도 9월이었지만,
혁명의 스러짐, 자본가의 쿠데타가 혁명을 매장한 것도, 9월이었다.
아옌데가 11일, 빅토르 하라가 16일, 네루다가 23일, 9월의 혁명은 그렇게 마침표를 찍었다.

피노체트의 쿠데타가 일어나고, 군바리들이 사경을 헤매고 있는 네루다의 집에 들이닥쳤다.


네루다는 군바리들에게 이런 말을 전했단다.
"잘 찾아보게, 여기 당신들에게 위험한 게 한 가지 있지, 바로 ‘시’라는 거지."
어쩜. 이것이야말로 아직 죽지 않은 혁명간지 아니겠나.
그러나, 그도 결국 2주 후 세상을 떠났고.

앞서 혁명가들의 나라였던 칠레에 발 딛기 전, 봐야 할 영화목록들.
 <칠레전투> (칠레전투 3부작)
<산티아고에 비가 내린다>
<실종>

그리고, 후식으로 또 보는 <일 포스티노>.


근데, 사실 칠레를 가고 싶은 솔직한 이유 중의 하나는,
W.

뭔, 소리냐고?
적도에서 남극까지 총 4270㎞에 달하는 긴 국토를 지닌 칠레, '3W의 나라'로 불린다.
'기후대’(Weather)'가 우선 다양하다.
와인벨트를 걸친 덕에 향 좋고 맛있는 '와인'(Wine)이 있다.
 진짜는 이거다. 아름다운 '여자'(Women)가 많다는 것.

그리고, 그닥 유명하지는 않지만,
커피도 있다. 긴 국토 덕분에 커피벨트에도 걸치니까.
칠레에 가서 보고 확인할 것도 참 많다.
그나저나, 칠레 가서 아름다운 여자를 보고 칠렐레팔렐레하면 안 될텐데.
너무 싼티 나잖아!!!


어쨌거나, 지금 여기에도, 벤세레모스!
MB라는 이름으로 대표되는 천박한 자본꾼들이 쿠데타를 일으킨 현실 아닌가.
버티고 견디면서, 당신과 나, 벤세레모스!

☞ 네루다, 피노체트, 바첼레트

☞ 1973년 9월11일의 아옌데




2008/09/23 - [메종드 쭌/기억의 저편] - 파블로 네루다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