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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또 다른 이름, <후아유> 2002년 여름, 전국이 월드컵으로 들끓던 시기에 외따로 만난 영화. 그래서 내겐 6월의 영화. ! 국정브리핑에도 올렸었군. “청춘은 아름답다”는 식의 청춘예찬은 결코 식상해질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어떤 낯두껍을 하고 있어도 청춘은 한없이 투명에 가깝다. 누가 청춘을 비하해도 그건 진심이 아니다. 청춘은 그 이름만으로 가슴을 설레게 한다, 머리끝까지 피를 역류시키게 만든다, 식은 심장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건 청춘이기 때문이다,라는 이유밖에 없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통해 숱한 경구로 장식된 ‘청춘’의 이름은 시대와 사회상을 반영하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어느 순간부터 일정 시기의 청춘을 특정한 말로 규정하고픈 욕망이 꿈틀거렸다. X세대, N세대, W세대, P세대 등등 청춘은 시시각각 다른 닉네임을 얻.. 2007. 6. 4.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 '크리스찬 슬레이터' 요즘 뭐 하시나. 크리스찬 슬레이터. 영화 관련 소식보다는 사고를 치거나 염문설 등에만 등장하고 있는 이 안타까운 현실. 커리어 관리 실패의 전형으로 이름이 가끔 들먹거린다. 내 기억으론, 물밖에 보이질 않았다는 이 치명적이었다. 크리스찬은 이제 곧 사십이 될 테고, 더 이상의 모멘텀이 없다면, 아주 쓸쓸히 잊혀질 것이다. 또 모르지만, 불같은 재기의 악셀을 밟을 수도 있다. 물론 할리우드의 필요에 의해서겠지만. 크리스찬의 재능을 소진하고 소비한 그 할리우드가 말이다. 나 를 보자면, 아주 열광하고 싶어진다. 그 당시의 그에겐 누군가를 미치게 만드는 에너지가 있었다. 아주 가끔은 그 모습이 그립다. 다시 그의 재능과 연기를 므흣하게 바라볼 수 있는 그런 때가 왔으면 하는 작은 바람. 2003년 오픈아이에.. 2007. 6. 1.
그 어느해 5월25일, 나는... 서른, '잔치가 끝났다'는 그 나이 때. 나는 피렌체 두오모를 꿈꿨다. 거기에 가면 내 잔치는 다시 시작될 것만 같았더랬다. '5월25일'은 그런 감정을 부른다. 스스로 약속을 한 날이다. 언제 어느해가 될런지 모르지만, 5월25일은 피렌체 두오모를 오를 것이다. 그 이후는 모르겠다. 잔치가 다시 시작될지, 아니면 끝난 잔치의 잔해만 확인하게 될지. 뭐 그날이 내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 날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저절로 내게 박힌 날이다. 아는 사람만 알겠지만, Rosso의 주인공, 아오이의 생일이다. 피렌체 두오모는 아오이와 쥰세이의 10년 약속이 이뤄지는 장소. 내게도 있었던 어떤 '약속' 때문에 더욱 애틋하게 다가왔던 책과 영화. 그 어떤 약속을 지키지 못한 자에겐 회한을 불러일으키킬 이야기. 허허. .. 2007. 5. 25.
스무살 '이후'에 생각하는 '스무살' '성년의 날'이다. 스무살은 그렇듯 '경계'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인장이 찍히는 제도적, 관습적 경계. 나는 스무살에 대한 환상이 있다. 그 시절을 군대에서 보냈기 때문이지 아마? 일종의 연민인 셈이지, 킁. 나는 사회적인 인정 시스템에 의한 어른이 되는 시기를 '군대에 뺐겼다'는 박탈감(?)이 있다. 따지고보면 어처구니 없는 것이긴 한데, 사실 혼자만의 넋두리다. 스무살을 군대가 아닌 곳에서 보냈다손, 내 스무살이 크게 달라졌으리라 생각진 않는다. 뭐 당신도 마찬가지일걸? 대개의 아이들은 어른이 되고 싶어한다. 나 또한 그랬어. 아이 때는 커 보인다. 어른이 되면 얻을 수 있는 권리들이. 인정욕구 또한 자리매김한다. 어른이 됐다는데 대한 주변의 인정. 그러나 막상 그 '어른'이 되면 그 권리에 따르는 .. 2007. 5. 21.
그대여 나의 눈을 봐여~ 그 '느낌'의 회로를 돌리다 아무 이유없이 -혹은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떠올랐다. 입안에서 계속 흥얼거렸다. 진짜 무슨 이유에선지, 어떤 무의식이 발동을 걸어서인지 모르겠다. 그대여 나의 눈을 봐요~ 그대의 눈빛 속에 내가 들어갈 수 있도록~ 옛날에 한창 부르던 노래였는데, 그게 10년도 넘은 얘기지만. 제목도, 어느 드라마의 주제가 였는지도 기억은 선뜻 살아나지 않았다. 그러다 검색을 결국 검색을 했다. 맞다. . 그대와 함께. 손지창, 김민종. 우희진. 이정재. 아! 추억의 노래. 추억의 드라마. 우희진이 당시 그래 인기폭발이었지. 이젠 그것도 가물가물하지만. 허허... 세월하곤. 이런이런. 드라마의 느낌이 잘 살아나지 않는 건, 알고 보니 군대! 1994년 7월부터 9월까지. 이등병 말년과 일병 초년 시절. 뺑.. 2007. 5. 21.
붓이 내게로 왔다... 우습게도... 오늘 붓놀림을 하면서, 내가 붓이 되고 싶었다. 붓은, 그 놀림은 내 마음의 행로라지만, 생이 역시나 마음 먹은대로 움직이거나 흐르지 않듯, 붓 또한 마음의 기대치와는 다르게 자신만의 선을 그린다. 쯧. 그러나 나이듦의 좋은 점은, 세상엔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그닥 없음을 깨닫는 것이듯, 붓놀림이 그리는 파장이 의도와는 달리 생성돼도 아직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붓이 되고 싶었다. 벼루 속 까망 먹물을 자신의 깃털로 흡수하여 하얀 종이 위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붓의 궤적이 오롯이 좋았다. 곰이 되고픈 소년이 곰으로 살아가듯, 붓이 되고픈 청년도 붓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이 미친 놈의 상상력 ^^;; 가로, 세로를 넘어, 이제 가로와 세로를 연결하는, .. 2007. 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