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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늙어간다고 말하고 싶어요..."... 에드워드 양 감독의 유작 <하나 그리고 둘> 비를 타고 에드워드 양 감독의 타계 소식이 들려왔다. 어떤 준비도 미처 돼 있지 않았다. 이런 갑작스런 소식으로 7월을 열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이후 언젠가 선보일 차기작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차였다. 그러나 차기작 소식은 언감생심. 환갑을 채우지 못한 채 힘겨운 투병생활을 끝냈다는 소식이 먼저였다. 결국 이 유작이 돼 버린 셈이다. 괜히 허해진다. 후미진 골목에서 나란히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생을 둘러싼 통찰을 넌지시 건네주던 멘토 혹은 스승을 잃은 기분이랄까. 은 나에게 그런 존재감의 영화였다. 그가 대만 출신의 감독이라거나,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거나 등의 거적은 내게 필요없었다. 그는 내게 생의 한 단면을 알게 해 준 고마운 이였다. 그것이 -한번 만나본 적 없어도- 그의 죽음.. 2007. 7. 2.
"여름은 어쩐지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시기다" 여름아, 기다려. 내가 달려갈께~~~ 뭐 벌써 왔지만. 여름 이벤트를 기다리는 와중에, 그 이벤트 이외의 여름도 궁금해졌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시달려) 때문이다. 시달려! 강강강추다. 당신이 떠올리고 싶으나 가물가물한 시간과 추억, 어쩌면 사랑이 떠오를지 모른다. "원작에는 계절감이 없는데 나는 이 영화가 반드시 여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여름은 인간이 가장 변하는 시기니까. (웃음) 물론 일반적으로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진 않겠지만, 내게 여름은 어쩐지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시기다. 특히 학생들에겐 여름방학이 그렇고, 자기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인간의 본질적인 것이 생겨난다거나, 자기도 모르던 자신을 알아차린다거나, 여름의 뜨거움이 인간의 내면을, 본면을 알게 되는 일종의 매체인 것 같다.. 2007. 6. 25.
똑같은 소리와 몸짓의 끔찍함 삼성이라는 거대한 권위와 권력. 그것은 개인을 감염시킨다. 그리고 오염시킨다. 무섭더라. 한순간 돋은 소름. 공동체 의식과 일체감이라고? 봉건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삼성 신입사원 매스게임 동영상 인기폭발 그래서 나는 이말에 동감한다. "어떤 명분을 내걸던 모두가 똑같은 소리를 내야한다는 건 참을 수 없는 일이다." 2007. 6. 21.
미야자키 아오이, 그리고 <좋아해,> 그(미야자키 아오이)의 꼼지락 대던 손길이 문득 떠올랐다... 좋아한다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않은 채 아주 작은 몸짓으로 그것을 보여주던 그. 그것은 상대방 역시 마찬가지였지만, 미야자키의 몸짓은 그 작은 몸과 함께 좀더 큰 공명을 주고 있었다. '말하지 못한 내 사랑'을 읊조리는 듯, 그들은 그저 맴돌기만 한다. 그저 (옆에서) 바라보고만 있지. 그저 눈치만 보고 있지. 그저 속만 태우고 있지. 사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좋아해'라는 말 한마디다. 그러나 그들은 그걸 입밖에 꺼내지 못한다 아니 않는걸지도. 그들의 몸짓과 분위기에서 서로 좋아함을 유추할 뿐. 답답하리만치 긴 침묵의 연속. 그들의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로 끊임없이 나오는 푸른 하늘. 맑았다가 흐리다가를 반복하기도 하고. 끝맺지도 않고 계속.. 2007. 6. 17.
싱글라이프가 2% 부족하다면…<브리짓존스의 일기> 이젠 결혼식보다 아이 돌잔치가 많다. 확실히. 뭐 그거야 거부할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이겠거니 한다.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막을 수~가 있나요~~~ '짝짓기'에 한시름을 던 친구, 선후배들은 이제 '아이 돌보기'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 그들의 관심은 이제 연인보다는 아이에 더 쏠려 있어 뵌다. 그것 역시 어쩔 수 없는 DNA의 '이기심'인가보다 한다. 그게 이른바 이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이라 일컫는 수순 아니던가. 결혼(식)이나 돌잔치 모두 사회적인 하나의 '절차'다. 그깟 형식 혹은 의식들, 굳이! 꼬옥! 반드시! 필요한가 싶지만, 그것 역시 사회적 성장을 상징하거나 대변하는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뿌리박혀 있다. 못(안)하면 이상한 눈초리를 일단은 피할 수 없는. 우라질. 1000억원대 재력가의.. 2007. 6. 12.
이별을 겪은, 그러나 다시 사랑할 사람들을 위해… <봄날은 간다> 이제 계절이 바뀌었듯, 봄날이 언제나 지속되는 건 아니다. 계절은 바뀌기 마련이고, 사람들은 바뀐 계절에 맞춰 옷을 바꿔입어야 한다. 삶에는 그렇게 불가피한 것들이 있다. 생이나 죽음이 그러하듯, 사랑도, 이별도 그러하다. 봄날이 가면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대개의 생이다. 그래.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는 그것이기도 하다. 에는 그런 것이 있다. 허진호 감독의 앞선 작품이 그러했듯, 느닷없이 생에 끼어든 사랑과 이별의 방정식. 그리고 '어찌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는 넉넉하면서도 쓸쓸한 시선. 다시 봄날이 지나간 즈음, 를 꺼내볼 때다. 그리고 나는 이 장면들을 가장 좋아한다. 사랑에 달뜬 사람들의 꾸밈없는 양태라고나 할까.^^;; 회사 직원들과 회식하던 상우 이놈. 그런데 사랑 앞에 .. 2007.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