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지옥, 수수방관이 빚은 치명적인 시스템 결함
누군가 그러더라. 살아서 지옥을 맛보는 것, 그게 바로 배우자의 외도.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배우자 없는 나로선, 끔찍할 것이라는 상상밖에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를 보곤, 하나 덧붙였다. 아니, 그것이야말로 살아서 지옥이었다. 스크린을 통해서 보는데도 그것은 생지옥. 내가 직접 당한 것이 아닌데도, 나는 아프고 아팠다. 성폭행. 강간과 폭행. 그것도 권력과 위계에 의해 저항조차 불가능했던. 더구나 그 권력은 타인의 장애를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발판으로 삼았다. 개새끼, 아니 개새끼보다 더 못한. 나는 꽤나 극장을 찾는 편인데, 극장에서 그렇게 많은 탄식과 한숨이 흘러나온 것을 경험한 것은 처음이었다. 살아서 겪어야 하는 지옥에 대한 공감이리라. 어쩌면, 자신이 직접 당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감도 깃들..
2012. 3. 4.
'원나잇스탠드'보다 더 꼴리는 '47년의 기다림'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난다.’ 사랑의 ‘신화’를 완성하기 위한 전제다. 이 그랬다. 처음으로 가슴 짠하게 알려준 명제. 만남과 헤어짐, 그 엇갈림과 반복. 한숨을 쉬었다 뱉었다, 내 마음은 그들의 발끝에만 매달렸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그렇게 흔들리는 내 마음에 은 속살거렸다. “운명이라면 이 정돈 돼야지. 유후~”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렴. 운명이잖아. 운명. 사랑은, 우연을 가장한 운명이다. 나는 얼마 전, 또 하나의 운명을 접했다. 더 운명 같은 건, ‘쿠바’였다. 아직 발 딛지 못한 미지의 땅이지만, 언젠가 꼭 디뎌할 그곳. 혁명이 있었고, 커피가 있으며, 무엇보다 섹시함이 상존하는 곳. 누군가 그랬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있다면, 그곳이 쿠바라고. 그는 일체의 과장도 섞이지 ..
2012.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