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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드 쭌/무비일락116

[무비일락] 지금 자유롭다고 착각하는 토끼들에게 정직하고 우직하다. 둘러 가지 않는다. 휘어서 가지도 않는다. 직사광선을 피하지 않고 정면에서 맞는다. 직구다. 그것도 돌직구. 가 그렇다. 스트레이트로 우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가슴을 움직인다. 감동이라면, 격정적인 격랑이 휘몰아치는 감동이 있고, 밑바닥부터 찰랑찰랑 물 차오르듯 서서히 수위를 높이는 감동도 있을 터. 의 감동은 후자다. 마음 저 깊은 곳을 움직인다. 먹먹함을 동반하는 감동이다. 그 감동,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도리스 필킹턴의 《토끼 보호 울타리를 따라서 》를 원작으로 하는 이 영화. 필킹턴의 어머니, 몰리가 14살 때 거닐었던 여정을 다룬다. 무려 1500마일(약 2400㎞). 이 길을 가냘픈 발로 따라갔던 소녀의 이야기. 3명의 소녀, 어른도 상상하기 힘든 길을 떠나고.. 2012. 8. 18.
살아 있네~ 사랑한다! 불만 있냐? 민족은 허구이지만 그것은 동시에 강력한 현실이고,이 허구와 현실을 이어주는 것은 날조와 왜곡을 통해 만들어진 집단적 기억이며, 이 기억이 만드는 집단적 정체감이 개인을 개인으로 정립시킨다.현실적 실체가 된 상상의 공동체가 억압과 폐쇄의 위험을 벗어버리려면 ‘열린 공동체’로 진화해야 한다.그 공동체의 핵심은 민족적․문화적 소수파(이방인)의 존재다. - 고자카이 도시아키의 중에서 - 뜨겁다. 계절도 그렇지만, 올림픽 때문이다. 공식적인 국가대항전. 자본이 숨은 주인공이지만, 어쨌든 나라를 걸고 싸운다. 이기거나 지거나 상관 없이 출전만으로도 영광이라는 올림픽 공식 멘트는 그저 흘려들어도 좋을 만큼의 농담이다. 이긴 자만이 모든 것을 가진다. 져도, "괜찮아"라고 위로해주지만, 기억은 거기까지. 이긴 자만 기.. 2012. 8. 18.
[영화하나객담] 세자 충녕은 어떻게 성군 세종이 됐는가? (사료에 의하면) 세종은 '성군'이라는 호칭에 가장 부합한 임금이다. 진짜 그만한 성군이 없단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소설의 대가, 김별아 작가는 그랬다. 소설을 쓰기 전, 철저하게 역사를 공부하고 파악하는 그의 작가의식을 감안하면, 그 말은 100%일 것이다. 오죽하면, 우리는 조선조 처음으로 '대왕'이라는 직함을 세종에게 부여했을까. 그 뒤 정조대왕이 있지만, 글쎄, 잘은 모르지만, 정조에게 대왕은 좀 어색하다. 그런데, 그의 즉위는 좀 놀라운 데가 있다. 다른 게 아니라, 그는 장자(맏아들)가 아니다. 그것도 셋째 아들. 장자에 대한 절대적인 우선권이 부여된 시대, 그는 왕에 즉위했다. 물론 나는 자세한 이유와 배경을 잘 모른다. 양녕과 효녕의 실기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충녕에 대한 아비(태종.. 2012. 8. 5.
[영화하나객담] 우리가 만든 절망을 보라! 인간 잔혹사의 발자취 이성(理性)을 동력으로 삼았던 근대는 인류문명의 지속적인 발전을 약속했다. 이성중심주의의 굳건한 구축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 근대성의 발현, 세계의 주체를 신에게서 인간으로 옮겼다. 즉, 패러다임의 전환.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식민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근대성은 물질적 풍요까지 등에 업었다. 이성의 힘은 더욱 탄탄해졌다. 유토피아까지는 아니더라도 찬란한 문명의 건설을 청사진으로 내세울만 했다. 그리고 인간도 변화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근대이성, 어느 순간 도전에 직면했다. 그동안 유래없이 쌓아왔던 물질적 풍요를 단숨에 허물어뜨릴 뿐 아니라 이성에 대한 믿음을 송두리째 앗아간 광기 혹은 야만이 출현했다. 계량화와 각종 수식과 이론을 통해 '경제적 효율성'을 자랑하던 자본주의는 대.. 2012. 7. 21.
지금 필요한 건, 한 번 물어 놓지 않는 똥개! 어린 날, 친구 놀려 먹을 때 쓰던 단어들. 바보, 똥개, 축구, 천치, 온달 등 많았다. 그 가운데 똥개. 개 중에서도 멸시와 천대를 받고 인구(人口)에 가장 많이 씹혔던 존재였다. 똥을 핥아먹는 개였고, 이른바 족보도 없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밥 구걸하는 개, 똥개였다. 뭐 어설프지만, 좀 어린 시절, 진짜 양아치를 꿈꿨다. 건들건들, 유유자적, 허허실실, 세상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떠돌아다닐 수 있는.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를 지닌 'A급' 양아치. 그러나 그리 되지 못할 팔자였나 보다. 어설픈 B급 양아치도 되지 못했다. A급 양아치 선망은 여전하지만, 나는 그냥 대세를 따르는 순응자로 살아가고 있다. 간혹 궁금하다. 내가 설계했던 그 양아치, 지금 어디에서.. 2012. 7. 2.
유쾌함과 불쾌함의 동거 Bad Boys. 직역하면, 나쁜 녀석들. 하지만 우리는 스크린을 응시하기도 전에 이미 안다. 그들이 '나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 되레 나쁜 적을 검거하고 섬멸하는 '착한' 우리(?) 편이다. 그들은 정의(正義)와 선(善)의 편에 있(다고 주입 받)는 경찰이며, 그들의 종횡무진은 악(惡)을 없애는 정당한 작업이자 활동이다. 그들은 물론, 현실에서 늘 만날 수 있는 비리(非理)와 결탁한 무적 경찰도 아니다. 그냥 '우리' 편이다. 그렇다면, 왜 '나쁜(bad)'이란 수식어를 선사했지? 심각하게 생각할 이윤 없겠다. 그저 웃고 즐기자는 레토릭이다. 일종의 반어법? 표현하려는 내용과 반대되는 말을 통해 어떤 의미를 강조하기 위함. 아마도 이런 표현 효과를 통해 그들이 '좋은 녀석들(Good Boys)'임을.. 2012. 6.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