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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드 쭌/무비일락116

그리고 5월, 오월애(愛) 5월. 이 따뜻한 봄날이 오면 생각나는 이야기와 선율. 우선, 우연과 약속이 빚은 어떤 영화들이 있다. 매년 5월8일이면 나는 그들의 행로를 좇아 사랑을 다시 생각한다. 먼저, 이 영화, . 10년이었다. '만나야 될 사람은 꼭 만나게 된다'는 사랑의 아포리즘을 촘촘하게 형상화했던 이 영화. 홍콩으로 함께 넘어온 친구로부터 시작해 숱한 엇갈림을 거쳐 마침내 뉴욕의 한 전파상에서 우연 같은 필연을 빚었던 두 사람. 이요(장만옥)과 소군(여명)의 사랑은 그랬다. 한끗 차이의 미묘한 엇갈림에 한숨 짓게 하고, 애타게 만들었다. 그들이 빚어낸 10년의 돌고도는 운명(론)은 5월에 결국 마무리됐다. 그들이 마침내 10년의 새침함을 뚫고 만났던 그 순간을 나는 잊을 수 없다. 나는 그 순간을 이렇게 읊은 바 있다... 2011. 5. 8.
지금 필요한 건? 잘 익은 사과 한 마디! # 1. 일리노이 주립대학 병원이 궁금했나보다. 의료사고 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그래서, 수년에 걸쳐 조사했다. 의료사고 후, 병원의 실수나 잘못이 있을 경우, 그것을 환자에게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한 사례가 37건 있었다. 그 중 환자가 소송을 진행한 건은 단 한 건이었다. 잘못의 인정과 진심 어린 사과가 의료사고의 후폭풍을 막았다. 환자 가족의 찢어지고 분통 터지는 심정, 말로 표현할 수 없겠으나 그래도 진심 담은 사과가 있어서, 의료 분쟁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 같다. 병원, 의사는 이 점을 염두에 두면 좋겠다. # 2. 한국의 예를 보자. 2009년 '쌍용차 사태'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국가와 자본의) 폭력이 있었다. 이 폭력 이후, 지난 4월 기준으로 14명이 사망했다. 그 중 스스로 목.. 2011. 5. 2.
봄밤, 4월의 고백…<4월 이야기> 봄짓. 4월이 간다. 봄 같지 않은 봄이다. 맞다. 오늘도 천둥번개를 동반한 억수 같은 봄비가 주룩주룩. 헌데, 봄은 모름지기 변덕대마왕. 수시로 변덕을 부리는 아이의 몸짓 같아도, 봄이니까. 그래, 봄짓이다. 봄짓, 4월. 벚꽃. 벚꽃이 거진 떨어졌다. 이번 비에 후두둑 끝장을 냈다. 봄비, 벚꽃 종결자. 벚꽃은 피는 순간부터 '벚꽃비'를 잉태한다. 나는, 벚꽃의 몸짓으로 4월을 읽는다. 매일, 벚꽃의 상태를 보면서 하루를 읽는다. 벚꽃은 주목 받는 시기가 무척 짧다. 그럼에도 벚꽃은 충분히 존재감을 발휘한다. 벚꽃 축제. 전국 각지에서 벚꽃은 축제라는 이름으로 소비된다. 그것으로 끝? 벚꽃은 비가 되면서, 어쩌면 슬프다. 봄꽃, 벚꽃. 4월 이야기. 그래. 4월이니까. 내 4월에 빠져선 안 될, 연례.. 2011. 4. 30.
[영화하나객담] 중독된 당신에게 고함, 꿈은 죽었다! 의 히로인은 나탈리 포트만이지만, 숨겨진 히어로는 감독인 대런 애로노프스키가 아닐까. 지금은 없는, 종로의 코아 아트홀에서 내가 본 그의 첫 영화, . 그 때 받았던 충격은 상당했다. 흔들리는 스크린은 충격에 휘둘린 내 심정이었다. 그나저나, 제니퍼 코넬리는 뭘 어찌해도 치명적이고, 아름답다. 여신, 맞다. '치명적 지성미'라는 그녀를 수식하는 말에 나도 한 표 보탠다. 중독된 당신에게 고함, 꿈은 죽었다! 은 ‘중독’된 인간들의 비참함을 때론 현란하게, 때론 고통스럽게 보여준다. 영상을 대면하는 동안 먹먹해지는 가슴은 감독의 의도인 듯하지만, 심장이 아래로 뚝 떨어지는 듯한 감정을 피할 수 없다. 피폐함이 밀려오고 갈증도 수반된다. 데뷔작, 로 미국 독립영화계의 앙팡테리블이 된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두 .. 2011. 3. 12.
그아도 없고, 시가도 없고... 일요일 종결자 구함! 그레이 아나토미(그아) 시즌6. 지난해 11월20일 막을 내렸다. 내 일요일의 고갱이이자 종결자였다. 일요일 늦은 밤의, 월요일로 넘어가는 그 낙하하는 깊은 밤의, 낙(樂) 하나가 뚝 떨어졌다. 그 때가, 절기상 '소설'이었다. 눈이 내렸고, 겨울이 왔다. 가을이 뚝하고 떨어졌다. 말하자면, 나는 '그아 빠돌이'. 의학드라마로서도 그렇지만 사람의 이야기로서 그아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감초처럼 곳곳에서 숭숭 이어지고 어긋나는 사랑의 작대기 또한 흥미진진이고. (뭐, 나도 동의하는데, 그아는 틈만 나면 크로스 액션 연애질하는, 사랑 이야기!) 시즌6, 다른 시즌보다 흥미나 재미에서 약간 떨어졌었는데, 피날레가 아주 폭풍이었다. 등장인물 누군가 죽어가는 정도가 아니라, 호러! 시즌7을 극적으로 기대하게 만드는.. 2011. 2. 12.
나는 가린다, 야구 좋아하는 여자만! “야구하자.” 지금은 야구 비시즌. 야구팬들에겐 고역인 계절이다. 겨울이 싫은 건 아니지만, 야구가 없는 건 참 싫다. 그래서 영화 보는 도중 나는 벌떡 일어났다... 고 하면 뻥이지만, 그러고 싶었다. 가슴이 울렁거렸거든. 김상남(정재영)이 청각장애인 야구소년 차명재(장기범)에게 스케치북에 써서 건네는 말. “야구하자!” 아, 나도 저 말, 진짜로 하고 싶거든. 봄을 기다리는 이유. 야구. 야구하자! 이 영화 는 그러니까, 염장(지르는) 영화다. 아니, 비시즌의 오아시스? “야구는 마약이잖습니까.” 우리 돈 잘 버는 주원이 아니, 야구 잘했던 김상남의 친구이자 매니저 찰스(조진웅)는 안다. 비록 홈에 들어오다 다리가 부러져 야구를 그만둬야했지만, 그놈(김상남)을 통해 알게 됐다. 야구는 끊으려고 해도 .. 2011.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