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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드 쭌/무비일락116

끝내 다시 건너지 못한 이름, 황해 끝내 다시 건너지 못한 이름, 황해 [영화하나객담] (* 스포일러로 여겨질 수 있는 내용이 들어서 있음.) 김훈 작가였지, 아마. 세계의 기본 구조는 악과 폭력이라고. 세상의 온갖 야만성과 폭력은 사랑이나 희망과 함께 있을 수밖에 없다고. 일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나는 그 폭력의 근저에 ‘이권’이라는 것이 똬리를 틀고 있다고 생각했다. 세상, 거의 모든 것은 이권을 향해 치닫고, 그것에 의해 조율된다. 이권 없이 세상은 옴짝달싹 않는다. ‘인맥’이라는 말속에도 그 이권의 냄새가 배여 있을 정도다. 아, 오해는 말자. ‘이권’ 하면 떠오르는 부정적 이미지로, 이권의 모든 것을 말할 의도는 없다. 이권은 때론 세상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힘도 된다. 내게 가해지는 부당한 억압, 그것에 저항하는 것, 또한 거칠.. 2011. 1. 2.
날다, 펭귄! : 펭귄을 날 수 있게 하기 위해 필요한 것 이런 분들, '강력 추천'(강추)!!! · 내 아이의 취향·기호·성향 등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영어교육 시켜야한다고 뎀비는 부모. · '사랑하니까'라는 명분을 내세워, '기러기'가 되길 자처하거나 등 떠밀리는 부모. · 조직의 명령이나 회식이라는 명목으로, 술이나 음식 등에 대해 타인의 취향을 인정않는 상사나 선배. · "소는 누가 키워, 누가!"라며 윽박질러야만, 자신의 권위가 서고 우위를 점한다고 생각하고 마초 혹은 가부장. · 한국 사회엔 많은 문제가 있으며, 이 문제(들)에 대해 좀 더 생각하고픈 사람. · 뭣보다, 다양한 영화적 재미나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강추!!! · 아울러, 펭귄의 비상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 사람. (여기여기 다 붙어라!) 지난 9월15일 임순례.. 2010. 11. 27.
내 심장의 일부, 아리에티를 찾습니다! 내 심장의 일부를 말하기 전, 이 얘기부터 하지요. 얼마 전, 한때 야큐계를 풍미했던, 구대성(이라 쓰고, 대성불패라 읽는다!)의 은퇴 경기. 아, '쿠옹'도 이렇게 떠나는구나. 우리의 한 시절도 이렇게 접히는구나. '대성불패(臺晟不敗), 안녕', 을 마음속으로 외치던 날입니다. 헌데 이날, 나를 '가장' 뭉클하게 만든 건, 한 여성팬의 피켓 문구였다지요. "당신 때문에 야구팬이 되었습니다." 아, 가슴이 찡찡했습니다. 이보다 더한 극강의 상찬이 있을까요. 흑ㅠ.ㅠ 생을 송두리째 야큐에 바친 야큐선수의 은퇴경기에 피켓문구로서 가장 좋은 예. '모태야큐'가 아니라면, 친구의 꼬드김이 아니라면, 야큐를 보고, 야큐장을 찾게 된 어떤 계기가 있을 겁니다. 야큐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던 이가, TV에서 야큐 경.. 2010. 9. 19.
살아야겠다, 버티고 견뎌야겠다! 세 여자는 나와 비슷한 또래였다. 또한 나를 낳고 키운 곳에서 그들은 학교를 다녔다. 우연하게도 한 시대를, 한 공간을 공유했을 거라는 짐작. 아마, 그래서였을 것이다. 더욱 눈이 갔고, 마음도 그를 따랐다. 의 세 여자, 강선희, 변은주, 소희주 씨는 스스로 농촌에 발을 담았다. 농사꾼(농민)이 됐다. 어떤 로망도 자그맣게 자리 잡고 있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의지의 결정체에 가깝다고 여겨졌다. 학창시절, 농활이나 운동 등을 통해 그들에게 자리 잡은 정신적 근력이 그들을 이끈 것은 아니었을까. 그들의 선택은 운동에 의한 관성도 따랐을 것이다. 농민운동을 통해 새겨진 사명 같은 것. 그런 한편, 애초 그들에게 허울 좋은 귀농이나 전원생활은 그림에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강고하고 보수적인 농촌에.. 2010. 9. 14.
'왜 나는 당신을 잊지 못하는가' 763호의 피쳐기사인, . 무척 흥미롭다. 세 명외에 정성일, 허문영 씨까지 해서 다섯 영화문필가들이 나누는 대화는, 흥미진진한 탁구경기를 보는 것 같다. 뭐 어쨌든, 말하고자 하는 건, 그 내용이 아니고, 좀 엉뚱한 거다. 피쳐기사의 첫 장면에 김영진, 김혜리, 이동진 씨가 함께 찍은 사진이 나온다. 사진을 보자마자 팡~ 터졌다. 김혜리 여사님의 자연스러운 포즈와 표정에 비해, 사람남자 둘의 포즈와 표정은 뭐랄까. 뭔가, 불편함과 어색함을 견딜 수가 없다는 표정이다. :) 사진은 여러모로 재미난 대비를 이룬다. 시소를 놓으면 사람남자 둘 쪽으로 기울어야 할 듯 싶지만, 구도 등 여러가지를 봐도 왠지 균형을 이루는 모양새다. 희한하기도 하지. 뒤에 있는 나무들을 봐도 그렇고. 참 재미난 사진이다. 김영진.. 2010. 9. 2.
[내 인생의 영화 ①] 내 생의 알프레도 아저씨(들)에게… 1. 그때가, 2006년의 11월이었죠. 사실, 11월은 그래요. 여느 달과 달리, (주말을 제외한) 휴일도 없고 특별한 축제나 기념할만한 날도 없어요. 맞아요. 무미건조한 달! 만추의 기분요? 에이, 설마~ 그 달은 겨울과 가을 사이에 끼여서 딱히 제 나름의 계절적 정체성도 가지기 힘든 달이에요. 친구는 그러더군요. 겨울로 가는 길목에 '사산아'처럼 던져진 달이라고. 떨어지는 낙엽들 때문에 스산하기까지 해요(그나마 '빼빼로데이'가 있는 것이 위안이랄까요~ ^^;). 그런 낙엽을 보자면, 마음도 싱숭생숭한데, 그해 11월, 우리는 당신을 보내고야 말았죠. 사산아 같은 달에 누군가를 그렇게 보내는 건, 더 큰 감정노동을 동반해야 해요. 누군들 누울 자리, 누울 달을 따져서 눕겠느냐마는, 그렇게 ‘천국’으로.. 2010. 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