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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드 쭌305

[책하나객담] 안 생겨요? 이 책을 권함! 연애 불능 시대의 끝장왕~ ‘에로스’라는 말을 들으면 서야 하는 인간이 있다. 에로스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신화 속 에로스(神)가 이 세간의 오해를 맞닥뜨린다면 얼마나 슬플까. 가난한 어미(페니아) 아래 늘 결핍 속에 살지만, 풍요를 대변하는 아버지(포로스)의 피를 받았기에 그는 선과 미, 그리고 진리를 사랑했다. 지의 사랑, 곧 철학의 정신인 에로스는 뭣보다 중간자였다. 지와 무지의 중간자. 끊임없이 지를 그리워하고 사랑했던 이유다. 인간이 진리를 추구하게끔 만드는 정신적 욕구의 의인화가 에로스였다. 고대인에겐 따라서 에로스는 육체적 생식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인간의 생명을 무한으로 끌어올리는 정신적 생식의 힘이었다. 그러니 세간에는 ‘사랑’에 대해 무지막지한 오해도 있다. 사랑은 공부하는 것이 아니란다. 사랑은 살면서, 저절.. 2013. 10. 23.
<굿 닥터>가 <배드 닥터>가 된 이유 제목은 인데, 가 됐다. ㅠ.ㅠ 왜? 심장 터져 죽을 뻔 했으니까! 차윤서(문채원)의 가을밤 고백, 심장이 그만 퍼펑~ 하고 터져 버렸다. 시온(주원)이는 좋겠다. 그건 '기적'이니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는 것, 세상에 그만한 기적은 없다. 아, 둑흔둑흔 빠담빠담 ! 2013. 10. 7.
가을비, 호우시절 가을비, 기다리고 있다. 계절의 흔들림에 종지부를 찍고 짧게나마 정착하게 해 줄,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 호우시절. 그 비가 오신단다. 비를 기다리던 소년과 여인의 마음이 스크린을 뚫고 고스란히 전달됐던, 올해 가장 감성 돋게 만든 어느 여름날의 감성우화, . 구두를 만드는 소년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미각 장애로 맥주와 초콜릿 맛만 느끼던 여인의 감각을 깨워주던, 레인.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 호우시절. 그리고 가을이 오면. 당신도 꼭 인사 해 줘. 안녕, 나의 가을~ 이 비가 가을을 호출하면 널 만나러 갈게. 비처럼 가을처럼. 2013. 9. 24.
행복한 사람을 친구로 사귀렴 비관적 낙관주의. 세상이 더 나아지고 바뀔 수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하면서도, 숙명처럼 자신의 길과 삶을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에게 있는 것. 홍세화 선생님의 얼굴에 아로새겨진 그런 인장 같은 것. 오늘 박찬일 셰프님에게 들은, 가장 격하게 공감했던 비관적 낙관주의. 아마도 세상을 비관하되, 역사의 사필귀정을 믿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능력. 세상을 바꾸겠다고 호언장담하며 그것에 매달리는 것보다, 내가 세상의 격랑에 휩쓸려 바뀌는 것을 경계하며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그러니까, 이 풍진 세상,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행복한 사람'을 친구로 두는 것. 누군가는 행복한 사람을 이리 말한다. 아마 극히 소수일 법한 행복한 사람. -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 보수적이지 않다 -.. 2013. 9. 21.
그 여름의 순정, 그 남빛 같은 커피 남빛. 표지만 보고 있어도 가슴이 몽글몽글해진다.근래 몇 년동안 정서적으로 나를 가장 풍성하고 충만하게 만든 만화(바닷마을 다이어리) 다섯 번째 이야기. 30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만화. 아마 죽을 때까지 품고 갈 만화를 고르라면, 지금까지 내겐 《H2》와 《바닷마을 다이어리》시리즈다. 네 번째 이야기까지 본 뒤, 나는 이렇게 소개했었다. 요시다 아키미가 그린 가마쿠라 바닷가 마을엔 크고 대단한 이야기가 없다. 소소하고 작고, 사소할 뿐이다. 그건 곧 일상이다. 코다가의 네 자매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잔잔한 바다의 물결은 책을 덮을 때쯤 쓰나미로 다가온다. 일상에서 길어 올리는 잔잔하고 속 깊은 시선 덕분이다. 이토록 사려 깊은 만화라니, 가슴이 몽글몽글해진다. 詩적으로 다가오는 각 권.. 2013. 8. 29.
아름다운 하루를 함께한 나의 아름다운 사람들에게, 누나, 안녕. 잘 지내나요? 그곳도 여기처럼 후텁지근 한가요? 오늘, 폭풍처럼 뜨겁고 무더운 하루, 우리는 누나를 생각하고 이야기하면서 하루를 버텼습니다. 매직 아워(Magic Hour)와 같은 시간이었죠.매직 아워, 해가 넘어가서 사라졌지만 밝은 빛이 아주 약간은 남아 있는 순간. 하루 중 가장 아름답고 신비로운 순간. 밤이 됐지만 아직 낮이 남아 있는 그런 순간. 아름다운가게 서울역점에서 누나를 만나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누나를 그렸죠. 이 세상에 없는 누나라지만, 우리는 압니다. 누나가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요. 누나 덕분에 우리는 만났고, 누나 덕분에 우리는 각자의 추억을 나눴습니다. 누나 없는 세상, 살아남은 자로서 가지는 슬픔을 함께 공유했죠. 우리 때문에 누나도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 2013.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