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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또 다시 찾고야 말 마성(魔性)의 이탈리아 또 다시 찾고야 말 마성(魔性)의 이탈리아 [리뷰] 슬로우 이탈리아 한국(인)과 이탈리아(인),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한다. 둘 다 반도에 자리한 나라이며, 남북이 갈라져 있으며(나라가 갈라졌든, 정서적으로 갈라졌든), 사람들은 ‘승질’ 급하고 다혈질이며, 정이 많다는 점 등을 든다. 뭐, 그럴 듯하다. 그렇게 따지자면, 최고 권력자들에 대한 공통점도 나온다. 독재자가 등장했거나 ‘또라이’ 같은 작자들이 한 나라의 최고 권력을 잡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 비슷하다는 거, 거짓말이다. 개뿔이다. 억지로라도 비슷한 점을 찾고 싶어서 그렇게라도 끼워 맞췄을 수도 있겠다. 《슬로우 이탈리아》를 보니 그 점이 더욱 확연해진다. 한국엔 투철한 준법정신이 국가의 강력한 기강이자 근본인양 허구한 날 지껄인다. 이 .. 2013. 8. 4.
정은임 아나운서를 기억하는 아름다운 하루(8월4일 추모바자회) 정은임 아나운서를 기억하는 아름다운 하루 8월4일(일) 아름다운가게 서울역점, ‘고 정은임 아나운서 추모바자회’ 누군가를 기억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그들이 형성하도록 도와준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 기억할 가치가 있는 이들이라면, 그들이 만들어 준 사람의 모습으로 사는 것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그들을 존경하는 방법이다. - 마크 롤랜즈, 《철학자와 늑대》 지난 2004년 8월4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정은임 아나운서를 기억하기 위해 매년 기일에 맞춰 추모바자회를 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녀가 진행했던 등을 통해 영화와 세상, 그리고 삶을 형성했던 이들입니다. 그녀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서는 기억을 지속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억을 지속하기.. 2013. 8. 1.
[그녀통신] 사부아 비브르~ 사부아 비브르(Savior vivre). '삶을 즐기며 삶답게!'라는 뜻의 프랑스를 대표하는 말이다. 아마도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즐겨쓰는 말 중의 하나이리라. 이 말을 듣는 순간, 아니 정확하게는 그 뜻까지 알고 난 뒤, 당신의 향을 온몸으로 흡입한 듯 저릿했다. '대박 나세요'라는 흔한 말 대신, '부자 되세요'라는 천한 말 대신,지금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삶을 삶답게 살라는 말이 아닐까. 그러니까, 아마도 그것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서 사랑하며 사는 것.더불어 슬픔이 있고 아픔도 있으며 불행마저 함께 복작복작 잘 버무려진 삶. 거기에, 예술이 있으며 詩가 있고, 뭣보다 삶이 있다. 그리고 당신. 맛있는 것을 나눠먹고 서로의 잔에 술을 채워주며 싱거운 이야기에 낄낄대며 배를 잡고 실컷 웃고.. 2013. 7. 29.
[그녀통신] 만지고 더듬고 느끼는 것 요즘, 새삼 깨달은 것이 있다. 촉각에 대한 것이다. 촉각의 지평이 확대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글을 읽을 때, 나는 내 몸을 스멀스멀 감싸는 어떤 에로틱함을 느낀다. 몽글몽글한 그 느낌, 그 짜릿한 촉각의 향연. 귀로 듣고, 눈으로 보면서 느끼는 촉각에 나는 그만 황홀경에 빠지고야 만다. 아~! 향도 마찬가지다. 온 몸을 저릿하게 만드는 그녀의 향은 에로틱, 그 자체. 그 향은 나를 만지고 더듬는다. 그리고 느끼게 한다. 섹스만큼이나 아름다운 향이다. 향이 촉각이라는 것 또한 요즘 내가 새삼 깨달은 것이다. 그것이 한여름 밤의 꿈인들 어떠랴. 나는 그 느낌으로 한 시절을 지내고 있음을. 비도 촉각이 될 수 있는 어느 한 시절을 관통하고 있음을. 나는 당신이, 고마운 것을... 2013. 7. 22.
[그녀통신] 나는 네 편, 나는 당신이 살다 보면, 그럴 때, 있을 수 있잖아. 세상이 날 향해 등을 돌릴 것 같은,아무도 내 편을 들어주지 않을 때. 그럴 때에도, 나는 니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고 싶어. 그러니까, 세상 따위 내동댕이쳐도 돼.내가 너의 세상이 될게. 너는 나의 세상이고. 있잖아. 가끔은 정말이지, 떨어져 있는 시간에도 니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어. 날 매혹시킨 너의 향기가 그렇게 그리워.놀이동산 대관람차, 너만의 향기를 흡입하며 키스... 키스 그리고 키스. 흐읍.나는 그렇게 너만을 위해 고개를 끄덕이는 남자! 2013. 7. 19.
[그녀통신] 그림자 자화상 그림자에게도 자화상이 있다. 그림자 자화상. 성북동 커피하우스 '일상', 벽에 찍힌 나의 그림자 사진이다. 케냐AA가 짙은 향을 뿜고 있었고, 마사이마라(세렝게티)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때 그림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안경은 커피향을 어떻게 흡입했을까. 삶이 없는 글은 빛이 없다고 했다. 글이 없는 삶은 그림자가 없다고 했다. 빛과 그림자. 삶에 커피가 있어야 하는 이유다. 커피, 삶을 유지하게 만들고, 글을 쓰게 만들기 때문이다. 자화상에게 묻고 싶어졌다. 넌, 기억하니? 그때 그 커피의 향미... 참,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내가 미처 알지 못한 그림자의 존재를 알려준 사진. 안경은 그림자가 꾸는 꿈이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2013.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