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y Own Coffeestory/밤9시의 커피39

[밤9시의 커피] 우리가 꿈꾸는 이매진의 나라 커피의 발견은 환각의 영역을 확장하고, 희망의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 이시도르 부르돈 - 오늘 12월 8일, 우리 커피하우스에 오는 인민에게, 하나 같이 상상해보자고 강권(?)하고 있다. (내일까지 그럴 거다, 뭐. :-)) 커피하우스의 콘셉트는 '이매진(Imagine)'이요. 커피메뉴도 '이매진'이다. 뭐, 어쩔 수가 없다. 시국이 시국이고, 시절이 시절이다. 호우시절 아닌 호설시절? 좋은 눈은 때를 알고 내린다.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눈. 그런 것은 아니고. 호가배(咖啡)시절이다.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커피를 건넨다. 12월 8일의 커피 짓는 내 마음이다. 이 두 여성은, 종종 우리 커피하우스를 찾는다. 커피 취향은 제각각이다. 신맛만 찾거나 단 것만 마신다. 이들은, 마을 빈 공간을 찾고, 셰.. 2012. 12. 9.
[밤9시의 커피] 한 남자(안철수), 그 남자(프레디 머큐리), 이 남자(?)… 세 남자 이야기 "난 스타가 되지 않겠다. 전설이 될 것이다. 로큰롤의 '루돌프 누레예프'가 되겠다!" - 그룹 퀸, 프레디 머큐리 이것은, 그저 넋두리입니다. 어떤 의미도 부여할 필요, 없고요. 그저 커피 한 잔에 담긴 단상이라고만 해두죠. 특히, 여기 등장하는 남자 셋, 어떤 관련 없이 나열한 것에 불과해요. 커피를 만들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른 생각의 가지들. 어제, 한 남자가 다시 '양보'를 했습니다. 그것, 깊이 파고들자면 양보라는 단어로 단순화할 수 없는 무엇이겠지만, 어쨌든 그는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습니다. '단일화'라는 말이 저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보다 더 좋은 말이 선뜻 떠오르진 않지만, 그는 자신이 걸어왔던 길에서 일단 '멈춤'을 합니다. 한 남자, 안철수입니다. 안철수라는 이름. 저는 단.. 2012. 11. 24.
[밤9시의 커피] 당신의 노동은 안녕하신가? We want bread, but want roses, too! (우리는 빵도 원하지만, 장미도 원한다!) - 켄 로치 감독, 중에서 - 막걸리를 마시며 전태일을 꺼냈고, 함께 마신 이들과 우리의 노동을 생각했습니다. 11월13일이어서 그랬을 겁니다. 1970년 그날, 42년 전 불길 속에서 산화한 노동의 이름. '전태일'이라는 이름 덕분에 나는 '노동'을 처음 알았습니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노동이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모두 노동자였고, 세상의 태반이 노동자였으며, 나도 노동자로 살아가야 할 것임에도, 어른들은 '노동'을 알려주지 않더군요. (자본주의 사회라면서 '자본' 역시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나는 늘 노동자였고, 지금도 노동자이며, 앞으로도 쭉 노동자일 것입니다. 그리고 별 볼 일 없는 .. 2012. 11. 14.
[밤9시의 커피] 스러진 개별의 우주를, 타살된 혁명을 추모함! "내게 커피를 주시오, 아니면 죽음을 주시오" - 패트릭 헨리(미국 독립운동 지도자) 그래, 당신도 동의할 거야.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는 것들이 있어. 가령, 사랑이 그렇고, 죽음이 그래. 오늘, 한 우주가 스러졌어. 처음 가본 서울추모공원, 친구 아버님이 한 줌의 먼지가 되셨어. 이 세계를 구성하던 하나의 우주가 희미해지면서 없어진다는 것, 비극.느닷없이 닥쳐온 비극 앞에 인간은 무력할 수밖에 없지만, 이별 앞에서 필요한 것은 예의여야 함을 새삼 깨달았던 시간. 아버님을 화장실로 보내기 직전의 곳, '고별실'이라는 팻말을 달고 있었어. 그 '고별'이라는 말, 유난히 마음에 콕콕 박히더라. 장례에서 죽은 사람에게 이별을 알림, 고별. 이별해야 하는 곳. 한 우주의 스러짐을 마음으로 확인해야 하는 곳. 그.. 2012. 10. 9.
[밤9시의 커피] 시월, 홉스봄의 혁명 레시피로 내린 커피 함께 마실래요? 역사가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혁명은 혁명에서 쏟아져 나오는 무수히 많은 말을 통해 그 성격을 알 수 있는 법이다. 그것은 입으로 하는 말일 수도 있지만 문자가 있는 사회에서는 글을 아는 남녀가 써내는 수많은 글로 나타난다. - 에릭 홈스봄 - 오늘 볶는 커피는 아주 초큼은 특별해요. 매일 매일이 특별하지만, 오늘은 아주 초큼 더! 오늘, 그리고 한동안 밤9시의 커피를 찾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커피를 준비하고 있거든요. 뭣보다 '다른 세상'을 꿈꾸고 상상하는 사람과 나누고픈. 한 명민한 마르크스주의자이자 혁명주의자의 타계 소식에서 비롯됐어요. 역시 그 덕에, 이 서늘한 바람이 어디서 불어온 것인지도 알아차렸죠. 그리고 자그맣게 혼잣말을 했어요. 아 그래, 시월이구나, 시월. 10월. 에릭 홉스봄이 .. 2012. 10. 3.
[밤9시의 커피] 가을비, 기쁨과 슬픔 사이의 커피를 선사하다 변기 물을 내리고 전등을 켜고, 깨끗한 물, 그리고 맛 좋은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는 쉽다.좀 더 어려운 것은 이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쇼펜하우어 아마도 십 수 년 만. 쏟아지는 비를 흠뻑 맞았다. 전혀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쏟아지는 비로 온몸을 감싸면서,묘하게 희한하게도 은근 기분이 좋았다. 왜 그럴까, 속으로 궁금했다. 그리고, 파리를 갔다. 정확하게는 스크린을 통해. .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 파리. 길(오웬 윌슨)은 말했다. 파리는 비가 올 때 가장 아름답다고. 그는 그렇게 비를 맞았다. 십 수 년 만에 흠뻑 비를 맞은 날, 파리도 비에 젖었고, 내가 몰랐던 파리가 그렇게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나도 비에 젖은 파리를, 그 빗방울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리.. 2012.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