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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드 쭌/그 사람 인 시네마24

우산 없이 맞는 비 같은, …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실연극복'에 대해, 나는 이렇게 지껄인 적이 있다. 실연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는, 실연을 현실 그 자체로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보며 숨을 쉬고,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시절은 갔다. 실연은 그 모든 것을 추억으로 품게끔 강요한다. 그 강요로 인해 나는 갈증에 시달리고, 길을 걷다 눈물에 젖고, 골방에 쳐박힌다. 세상 모든 슬픈 노래는 나의 몫이다. 그럼에도 나는 실연을 온전히 나의 몫으로 감당한다. 실연으로 인해 나를 둘러싼 세계의 변화는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실연 이후의 나의 모든 행동과 의식 모두가 그 강요의 극복을 위한 것이다. 실연을 실연 그 자체로 받아들일 때 진정한 극복은 이뤄질 수 있다. 믿지 못할, 아니 믿기 싫은 현실을 받.. 2008. 3. 18.
지독한 갈증과 슬픔, 그리고 왕.가.위... 하루종일 내린 빗방울 수 만큼의 기다림이나, 우주를 수놓은 별들의 수만큼의 그리움, 은 당연 아니다. 이런 기다림과 그리움은, 아주 지독한 사랑을 할 때나 가능한 일이고. 그럼에도, 그 이름이 호명될 때면, 나는, 가뭄 끝에 내리길 바라는 짧은 비만큼의, 어떤 기다림을 품는다. 그 이름, 왕가위.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부터, 기다리고 있다. 마침내, 그런 왕가위가 내린다. 비처럼. 이름하여, . 언제나처럼, 그 속엔, 어떤 '사랑'과 '이별'의 풍경화가 펼쳐지리라. 기억과 상처 역시 품은. (왕)가위 감독이 미국 할리우드에서 찍은 첫 장편영화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 작품. 주드 로, 노라 존스, 나탈리 포트만... 양조위, 장만옥, 장국영 등이 아닌, 새로운 조합이 만들어놓을 가위's World.. 2008. 3. 5.
이은주,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좋아라~한다. 개거품 물면서, 바라보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홍상수 감독의 영화-지금까지의 작품 모두-에 나는, 만족하는 편이다. 대부분 작품(아니, 모든 작품이라 해도 무방하겠다)은 남자들의 찌질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찌질한 남자의 모습을 담아놓은 박물관이라고나 할까. 나 역시 어쩔 수 없는 수컷인지라, 나는 그들을 통해 내 안의 찌질함을 되새김질 한다. 쿨럭.^^;; 일정 부분 불편하면서도, 동의할 수밖에 없는. 그런 한편으로 우리 상수 감독께서는 내 안의 지적허영심을 충족시켜주기도 한다. 나는, 역시나,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속물이다. 흐흐. ^^; 그런 상수 감독의 신작이 곧 개봉한댄다. . 오, 이 무슨 심오한 제목이란 말인가. 나는, 역시나 그 신작을 기대.. 2008. 2. 21.
어떤 사람들은 끊임없이... 히스 레저를 그리고, 떠올린다... 아직은 그의 영화를 선뜻 볼 용기는 나지 않지만,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이 장면은 히스가 정말 행복하게 연기를 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에서 'Can' take my eyes off you'를 쌩으로 불러대는 이 장면. 언젠가, 히스 레저는 연기를 하는 이유에 대해, "오직 재미있기 때문"이며 "언젠가 재미가 없어지면 떠날 것"이라고 했다는데... 떠난 이유야 어떻든, 그는 떠났고, 그것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이 영화, 언젠가 꺼내보고 싶다. 히스 레저를 좋아하는, 그의 떠남을 애석해 한 이들과 함께. 아, 띠바랄. 죽음은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아... 더불어 오늘, 구름의 저편으로 떠나신 한 선배의 아버님께, 명복을 빕니다... 2008. 1. 27.
12월30일, 매염방을 떠올리다... 12월30일. 한해에 '안녕'을 고할 시간. 그리고, 4년 전, 별 하나가 하늘로 솟았다. 매염방(메이옌팡). 앞서 8개월여 전, 스스로 안녕을 고한 절친한 친구, 장국영의 뒤를 이었다. 자궁경부암이라고 했다. 2003년은 그랬다. 장국영, 매염방... 나는, 내가 관통한 어떤 시대가 접히는 것 같았다. 그들의 열렬한 팬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내 홍콩영화의 한때와 궤를 같이했던 스타였다. 그들의 몸짓과 솰라솰라에, 나는 눈과 귀를 쫑긋거렸다. 매염방은, 어째 좀 무서웠다. 인상이 강렬해서였을까. 왕조현, 종초홍, 장만옥, 임청하 등에 비해 호감도는 솔직히 떨어졌다. 그래도 꾸준히 내가 만난 영화에서 그는 등장했다. 등등. 그리고, 우연찮게, 국내엔 개봉도 않은, 마지막 유작이 된 을 봤다. 그는, 내 호.. 2007. 12. 30.
이 남자, 에단 호크 이 남자, 유약했다. 눈빛에서도 그것은, 드러났다. 그러나 의외의 강단이 있었다. "오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칠 때, 나는 완전 뒤집어졌다. 감동도 만빵 우적우적. 영화관에 책상이 있었다면, 냉큼 올라갔을 게다. 당시, 나는 '토드 앤더슨'이 되고 싶었다. 영화 속 토드처럼, 나도 그때, 고등학생이었다. 소년은, 세상과 처음 그렇게 맞장을 떴다. 여리고 내성적이었던 소년의 흔적. "...당시 에단 호크와 로버트 숀 레너드가 식사를 하러 간 레스토랑에서 손님들이 모두 테이블에 올라가 “마이 캡틴”을 외쳤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 남자, 솔직하고 개구진데다 능글능글했다. 기찻칸에서 처음 본 여자에게 눙치더니, 자신의 목적지에 여자를 내리게까지 만들었다. 그리곤 원나잇스탠드까지. 진정한 '꾼'의 자.. 2007. 1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