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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드 쭌/기억의 저편

우리, 히스 레저 배웅할까요~

by 낭만_커피 2008. 2. 13.
2년 전이었다. 우연찮게, 발렌타인 데이. 초콜릿과 꽃, 키스에서 멀어졌던 그때.
아마 그 겨울, 애매한 관계에 있던 여인과의 인연이 막을 내린 직후 였을 것이다.
뭐 별로 의미없는 그날, 내가 택한 건, 한편의 영화.
유료 시사회였다. 초콜릿 줄 남자가 없다고 꽁알댔지만 씩씩한 내 좋은 친구와, 나는 씨네큐브에 몸을 기댔다.

'히스 레저'의 새로운 발견.
물론 나는, 당시 '잭'에게 더 마음이 갔지만,
에니스의 마지막 읊조림(I Swear...)은 결코 잊을 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이안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지난 1월22일부로 바뀌었다. 이제는 온전히 히스 레저의 것이 됐다. 최소한 나에겐, 그렇다.

우발적 약물과용으로 사인이 밝혀진,(☞ 히스 레저 사인은 우발적 약물 과용)
서른 즈음의 아름다운 청년은, 이젠 영원히 '박제된 청춘'으로만 기억될 게다.
그런 그를, 씨네큐브가 마지막으로 배웅한단다.
2년 전, 유료시사회가 열린 그날로부터 정확하게 730일. 이젠, 특별상영회라는 이름으로.
☞ Good-Bye, 히스 레저 <브로크백 마운틴> 특별 상영회
(<브로크백 마운틴>은 지난 11월 재상영회에 이어, 특별 상영회까지 여는 '특별한' 영화가 되는 셈인가...)

죽음 직후, 그의 영화를 한동안 보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특히나,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면.
하지만, 이제는 훨훨 보내줘야 할 때다. 엄숙한 추모식에 이어 유쾌한(!) 장례식을 치른 그를 위해.
(☞ 히스 레저 유족, '바다에 풍덩' 유쾌한 장례식)
일주일 동안 진행될 '배웅식'.
유족과 친구들이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 히스를 기리는 의식을 치른 것처럼,
나는 그 배웅식에 풍덩 뛰어들어 그것을 대신하기로 했다.

혹시, 우리 씨네큐브에서 만난다면, 가벼운 눈인사라도 하면서,
히스 레저를 기려요~
Good-Bye, 히스 레저
굿바이, 에니스
라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뱀발.
얼마전, '참 좋은 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히스 추모.
지난달 27일 열린 제14회 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 시상식에서 <데어 윌비 블러드>로 영화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는 소감을 통해 히스를 거론했다. "<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 레저는 완벽했다. 나는 그를 만나본 적이 없지만 그는 이미 인생에서 아름다운 일들을 많이 했다." 아름다운 청년, 히스는 죽어서도 그렇게 그리운 사람인가 보다. 하늘에서도 두살배기 딸, 마틸다를 영원히 지켜주길...

참, 앞선 글(▶◀ 안녕, 에니스... 안녕, 히스 레저...)에서, 오류가 있었다.
미셸 윌리암스와는 '결혼'한 것이 아니라, '약혼'이었단다. 그래서, '이혼'한 것이 아니고 '파혼'이었던 게다.
뭐, 그렇다고 달라질 건 없지만. 미셸이 감내할 슬픔은 여전할 테니까. 꿋꿋하고 씩씩하세요, 미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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