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할말있 수다~24

김연수와 영향을 주고받은, 비 오던 그날 밤의 이야기 1월20일. 2009년 그날 불길이 치솟은 이후, 우리는 또 하나의 트라우마를 갖게 됐다. 권력과 이권에 의해 움직이는 세상의 야만을 너무 뼈 아프게 절감했다. 정확하게 1년을 버틴 날 내리는 비는, 아마도 1년 전 그 화마와 불길을 기억해서일 것이다. 이 비로도 야만의 시대와 동물의 세계를 씻겨내릴 수는 없다. 아마도, 그날을, 그 참사를, 우리의 발가벗은 몸을 잊지 말라는 뜻일 게다. 이 개좆 같은 세상. 그래도, 희미하게나마 아직 이 세계가 살아갈만한 곳이라고 생각하거든, 혹은 우리 사는 세계의 누군가를 아직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고 김연수는 말한다. 비, 용산, 노력... 지난해 9월에 만난, 김연수를 다시 끄집어내는 이유다. ================================.. 2010. 1. 20.
당신의 유통기한은? 처음 볼 땐, '유통업자 개쉐이~'하며 지나갔지. 해운대에선 올해 닭이 활개를 치긴 어렵겠구나, 하는 그딴 생각 정도? ☞ 해운대해수욕장 '통닭 주의보' 그런데, 다시 보니, 왠지 울컥한다. 느닷 없다. '유통기한'이라는 말이 목에 탁탁, 켁켁. 유통기한이니 하는 말, 사람에게 먹힌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잖아. 생명이 아닌, 유통기한(그래, 이미 '죽은' 닭, 맞아). 우리의 닭, 태어날 때, 인간의 식용이 돼야 한다는 사명이나 운명을 타고 난 것은 아닐텐데. 된장. 그런 녀석에게 생명이 아닌 유통기한이라는 말을 붙이니. 왜 그리 서글프고 울컥 하지? 식용닭으로 키운다고? 그래서 뭐?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다는, 금성무의 독백()이, 실은 닭들의 절규가 왕가위에게 빙의돼 나온 대.. 2009. 8. 3.
2008년 정말 애쓰셨어요. 안녕, 2008년... 당신, 정말 애쓰셨어요. 그건 당신은 물론, 저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이기도 하고요. 목수정 씨의 소르본느대학 어학과정의 반편성 시험 문제를 약간 변용하자면, 나도 당신에게, 나에게 이런 말을 살며시 건넵니다. "당신의 지난 2008년은 왜 그토록 특별히 힘들었나요?" 정말, 애쓰셨어요. 이 말이 왜 이리 찡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누군가 나에게 이 말을 던진다면, 눈물이 그렁그렁거릴 것 같아요. 우리 내년에도 여전히 애쓰면서 생을 버티고 견디겠지요. 뭐, 그럼 어때요. 우린 아직 이렇게 살아 있잖아요. 살아서, 그렇게 다시 만나요. 내년엔, 첫 눈 내린 것 같은 머그잔으로, 당신을 위한 커피 한잔 대접할게요. 안녕, 2008년. 그리고 안녕, 2009년. 2008. 12. 31.
“일본인들에게 한국의 깊숙한 곳을 알려주고 싶다”… '한국문화알리미' 배정렬 대표 “일본인들에게 한국의 깊숙한 곳을 알려주고 싶다” 한국 방문한 일본 ‘HANA프레스’출판사의 배정렬 대표 “한국 문학이나 인문서, 취미 등 장르에 상관없이 좋은 책을 일본에 소개하고 한국에 대해 좀 더 깊숙한 것을 알려주고 싶다.” 일본 도쿄에서 출판사 ‘HANA프레스’를 운영하고 있는 배정렬 대표(43)가 한국을 찾았다. 지난 11월12일 방한해 12월2일까지 머물면서 한국 출판업계와 접촉하고 출판 관련 작업을 진행했다. 홍익대학교 부근의 출판사들과 파주 헤이리마을의 출판단지 등을 둘러 본 그는 일본에 알릴만한 한국의 서적에 대한 탐사도 했다. HANA프레스는 다른 출판사의 출판 기획․제작을 대신해 주면서 한국어 관련 학습서를 출판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싶다” 이번 한국방문은.. 2008. 12. 28.
안상태 기자, '마가렛 미첼'을 만나다 아세요?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의 힘 (2) 안상태 기자, 불황을 위무하고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한 작가 ‘마가렛 미첼(Margaret Mitchell, 1900.11.8~1949.8.16)’을 만나다 앵커 : 불황의 시절,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엄습한 시기입니다. 대공황 때문에 실의와 절망에 빠져 있던 1930년대를 떠올리거나 연상하는 이야기도 많은데요. 그만큼 지금 전 세계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당시 미국에선 한 작가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위무하면서 대공황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줬다는 사실, 알고 계신지요. 그 사람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1936)를 쓴, 마가렛 미첼입니다. 얼마 전 탄생 108주년을 맞이했던 마가렛 미첼의 .. 2008. 12. 11.
아세요?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의 힘 아세요?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의 힘 (1) 엘리너 루스벨트 (Eleanor Roosevelt, 1884.10.11~1962.11.7) 미국의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엘리너 루스벨트(Eleanor Roosevelt)’와 미국 44대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마바(Barack Obama)’의 가상만남. 엘리너 루스벨트(이하 엘리너) : 축하해요, 오바마. 당신이 마침내 해냈군요. 이 미국에서도 아프리카계 대통령이 탄생하다니요. 1619년 네덜란드 해적선이 아프리카인 20여명을 버지니아에 떨어뜨리고 1662년 노예잔혹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니… 비록 1862년에 링컨 대통령께서 노예해방을 선언했지만, 이후로도 차별의 역사가 지난하고 가혹했으리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죠. 물론 당신이.. 2008. 1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