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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있 수다~

당신의 유통기한은?

by 낭만_커피 2009. 8. 3.

처음 볼 땐, '유통업자 개쉐이~'하며 지나갔지.
해운대에선 올해 닭이 활개를 치긴 어렵겠구나, 하는 그딴 생각 정도? 
해운대해수욕장 '통닭 주의보'

그런데, 다시 보니, 왠지 울컥한다. 느닷 없다.
'유통기한'이라는 말이 목에 탁탁, 켁켁.

유통기한이니 하는 말, 사람에게 먹힌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잖아.
생명이 아닌, 유통기한(그래, 이미 '죽은' 닭, 맞아). 

우리의 닭, 태어날 때,
인간의 식용이 돼야 한다는 사명이나 운명을 타고 난 것은 아닐텐데. 된장.

그런 녀석에게 생명이 아닌 유통기한이라는 말을 붙이니.
왜 그리 서글프고 울컥 하지?
식용닭으로 키운다고? 그래서 뭐?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면 만년으로 하고 싶다는,
금성무의 독백(<중경삼림>)이,
실은 닭들의 절규가 왕가위에게 빙의돼 나온 대사가 아닐까(그래, 미쳤다 -.+).

괜스리, 기자질 그만 두길 잘 했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런 생각 없이 관성으로 그런 기사나 단어를 썼을 테니.
뭐, 기사 쓴 사람을 타박하자는 건 아니고(뭐, 소심해서.. ^^;;).

이미 자본적 부가가치(의 창출효과)로 따졌을 때, 
아마도 나는 지금 시대에선 유통기한이 끝난 통닭신세.
그렇다면, 앞으로 남은 유통기한은 다른 가치를 위해서, 빙고~

당신은 어때. 유통기한이 얼마나 남았어?ㅋ 
아, 지금 이 엄혹한 시대에 너무 가혹한 질문인가.


좋아, 인정.
아마, 난 전생에 닭이었나 봐. 꼬꼬닭~
그리하여 나도 닭처럼 먹힌다면,
이왕이면, 예쁜 뇨자한테 먹히고 시포~
특히 키스를 부르는 입술에 닿고설랑 저릿하게 유통기한 끝~ 캬캬.

그럼 통닭, 안 먹느냐고?
아니, 잘 먹는다규. 꼬꼬닭~
사주기만 해줘봐. 크왕~

나도 가끔은, 육식남!

어이, 쥐박이.
유통기한 지난 통닭, 함 처묵어주시지~
통조림에 담아 줄까?
3년 여 유통기한 남은 쥐새끼에겐 줄 선물은 그런 거.
한국 온 부쉬랑 같이 있는 꼬라지도 딱이더만.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