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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어리석음의 기록

아이돌 아닌 ‘다른’ 음악으로 다른 세상을 만나는 방법

by 낭만_커피 2010. 12. 28.
인터뷰한 이후에나, 마호가니 킹의 공연모습을 보게 됐는데,
우와, 생각 이상이었다.

다행이었다. 한숨을 돌렸다.
그들 공연 한 번 보지 않고 인터뷰했던 내용이,
결과적으로는 낚시질이거나 거짓말이 되지 않았으니. ^^

훅(Hook)~ 훅~ 거리는 공산품 아이돌(들)의 노래나 무대가 전부는 아니다.

세상엔 아주 다양한 노래와 뮤지션이 있고, 그것을 찾아 즐기면 세상이 더 즐겁다.

지난 11월, 마호가니 킹과 이상은을 만난록.
눈앞에서 처음 봤다. 이상은을. 우와, 멋있다, 간지난다.
한편으로 (나쁜 뜻은 아니고,) 그녀는 꼭 장난꾸러기 '소년' 같았다. ^.^
마호가니 킹, 아마 지금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계속 지키면서 나아간다면,
충분히 좋은 뮤지션이자 퍼포머가 될 거라고, 이지리스너인 나도 감히 확신한다.



지금, 문제는 그것이다. 획일화. ‘아이돌’이라는 이름의 숱한 기획 공산품(‘모든’ 아이돌은 아니나)이 만들어낸 엇비슷한 음악만 활개를 친다. 아이돌 음악이 나쁘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아이돌 음악만 전부인양 여겨지는 게 문제다. 그래서 (대중)음악이 점점 더 재미없어지고, 질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금의 대중음악이 후지다, 고 말할 순 없다. 다만,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다. 다양성? 말로만 떠들지, 엇비슷한 아이들을 아이돌이라고 세워놓고, ‘훅’만 제대로 치면 ‘대박’이랍시고 공중 부양한다. 음악이 가질 수 있는, 창작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갈증이요, 결핍이다. 장르의 실험 또한 어색해졌다. 여러 가능성들이 스러졌다.


많은 원죄를 품고 있지만, 기획사의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대중의 취향(?)이라는 명분을 들어 규격화되고 표준화된 상태가 아니면, 데뷔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 악행도 있지만, 문제의식을 적극 발설하지 않은 음악 듣는 사람의 잘못도 있다. 음악은 그러다보니 평면화 되고, 일회성이 됐다.


이런 상황에선 모험가가 필요하다. 백주대로의 안전한 주행을 외면하고 울퉁불퉁한 오프로드를 달릴 수 있는. ‘나는 나’를 기치로 물적 토대가 부족해도 그 안에서 스타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작자. 눈 밝은 안내자도 필요하다. 음악적 재능과 시장을 만나는 좁은 길을 찾아내는.


그런 이들이 만났다. ‘튠업!’이다. ‘창작음악신의 슈퍼스타 K’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권리를 충족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최근 2기를 맞은 CJ아지트의 ‘튠업!’은 지난 8월 예선 쇼케이스를 거쳐, 지난 9월 결선을 통해 최종 2팀을 선정했다. 마호가니 킹과 썸머 히어 키즈. 선배 뮤지션들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창작 음악신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팀으로 낙찰!


스타시스템 바깥에 있는 신인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튠업은, 뮤지션들에겐 한 마디로 기회다. 우선, 선배 뮤지션과 협업을 통해 피처링 콘서트의 기회가 부여된다. 둘째, 음반 제작 지원을 받는다. 셋째, 칠전팔기, 즉 될 때까지 계속해서 지원이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연습실, 공연, 음반제작, 홍보마케팅, 기획사 매칭, 음악프로그램 소개 등이 음악작업을 돕는다.


이에 지난 23일, 서울 홍대 부근의 한 카페에서 튠업 2기의 능력자, 마호가니 킹을 만났다. 협업 선배 뮤지션인 이상은 씨도 함께였다. 마호가니(Mahogany)는 열대와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는 나뭇결이 매우 아름다운 활엽수로, 세계에서 가장 좋은 가구용 나무다. 다른 한편으로 흑인 비속어로 ‘흑인이 아닌 흑인, 혼혈의’라는 뜻이 있다. 마호가니 킹은 그러니까, 가장 좋은 가구용 나무처럼, 다양한 음악은 물론, 음악과 다른 표현 방식을 섞은 창작 활동을 하는 팀이다.


블로거 별비님의 증언을 보자. 마호가니 킹의 지난 7월 공연을 보고 이런 감상평을 남겼다. “마호가니 킹의 스토커가 되고 싶다고 느꼈을 만큼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 마지막 곡이 너무도 아쉬운 그런 공연이었다.… 나는 마호가니 킹의 음악에 철저히 매료되어 버렸다!! 내가 아닌 그 누구라도 그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확인하고 싶다고? 그렇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마시라. 12월3일 오후 8시 CJ아지트에서 특별한 공연이, 난장이 펼쳐진다. 만드는 노래마다 세련과는 멀었지만 그것도 마음에 들고 사랑스러웠던 마호가니 킹이 기존 아이돌과는 ‘다른’ 음악과 무대를 선보인다. 뭣으로 그걸 믿느냐고? 그럼, 여기. 이상은 씨가 그들에게 기를 불어넣었고, 함께 한다. 생각과 철학을 음악과 결합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뮤지션 이상은. 더 말이 필요한가.


분명 ‘다른’ 음악도 있다. 당신의 세계에 다른 음악적 기운을 불어 넣어보라. 생의 새로운 즐거움과 행복이 스멀스멀 스며들면 더욱 좋고. 기대해도 좋다. 인디언 체로키족은 12월을 ‘다른 세상의 달’이라고 칭했다. ‘마호가니 킹 feat. 이상은’의 아주 특별한 공연이 주는 세상이 그럴 것이다. ‘마치 첫 번째 공연인 것처럼’ 인간에게 이로운 공연, 당신에게 권한다.



마호가니 킹은 스타시스템 바깥에 있는 신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튠업’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발탁됐다. 기분이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