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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Own Coffeestory/커피 좋아하는 남자

가장 듣고 싶은 말, 가장 짜릿한 말,

by 낭만_커피 2011. 6. 30.
집을 나서거나 들어올 때, 아파트 화단에 장미덩쿨이 자리한다.
나설 때, 안녕~하고 인사를 하면서 향을 맡아준다.
들어올 때, 역시 안녕~하고 살포시 스다듬어준다.
혹은, 와 오늘은 예쁘구나~하고 말을 건넨다. 

간혹, 그 장미를 덩쿨에서 뜯어내,
내 방이나 어느 공간에 놓고 싶은 욕심이 생길 때가 있다.
정말 앞에서 고민했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힘들게 잡았다.
나처럼 쟤네들을 보는 사람이 있겠지.
뭣보다, 장미 공동체에서 벗어나면 혼자 쓸쓸히 죽어가야 하잖아.

헌데, 지난 여름비에 꽃이 후두둑 떨어졌다.
나의 리추얼 하나도, 뚝 떨어졌다.
왠지 아쉽고, 서운한 기분.

여름비 사이로 힘들게 햇살이 비친 날,
송이를 거의 떨어트린 그들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내 손으로 뜯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와 만나서 어쩌면 즐거워했을지도 모르니까.

아마도, 내가 그렇게 인사해준 것이 그들도 고마웠으리라.
'예쁜 장미'라는 말보다 더한 보상이 있을라고.

《홀가분》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언젠가 그런 이야길 한 적 있는데,
커피 만드는 내게 가장 큰 보상은 큰 돈이 아니라,
"(당신이 내려준) 커피, (당신 마음이 담겨 있어서인지) 참 맛있어요"라는 말 한마디.

말하자면,
커피도 병인 양하여, “커피가 맛있어요”라는 말에 어쩔 줄 몰라 하는 아이가 되고, “커피 맛도 모르는 입이 어디 입인가”라는 독설(?)도 마다 않는,
나는야, 시크한 커피 만드는 남자. ^^;;

"의사에게 '친절하고 좋은 의사'라는 말보다 더한 보상이 어디 있을라고요. 선생님에게 '졸업하고도 계속 보고 싶은 스승'이라는 말만큼 짜릿한 보상이 있을라고요. 부모에게 '나는 엄마 아빠가 참 좋아'라는 말 이상의 보상이 다시 있을라고요." (《홀가분》, p.156)

그러니까, 본질.
장미가 있을 곳에 있고,
의사는 친절하고 좋아야 하고,
선생은 졸업하고도 계속 보고 싶어야 하는 본질.

암, 커피는 맛있고 봐야지.
참고로, 맛있다는 말에는, 행복하다, 기분 좋다, 이런 뜻도 내포하고 있다~

당신은,
어떤 말이 가장 짜릿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