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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있 수다~

패션쇼에 처음 발을 디디다...

by 낭만_커피 2008. 3. 27.
지난주 운 좋게도, '패션쇼' 티켓이 생겼다. 오호~
'서울 패션 위크(Seoul Fashion Week) 가을/겨울(F/W) 08-09'의 첫 테이프를 끊은 '장광효 컬렉션'.
바로 직전, ≪장광효, 세상에 감성을 입히다≫의 불미스런 표절사건으로 망신을 당했지만,
그래도, 쑈는 계속돼야 하는 법. 무조건,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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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서 잘 보이진 않지만, 미니 팜플렛 뒷면엔,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는 문구가 표기돼 있다.

이른바 '빠숑 드~자이너'인 친구가 있긴 하지만,
빠숑쇼는 나랑 별반 상관 없는 세계라고 생각했었다.
그렇잖아! 나 같은 장삼이사에게 패션쇼는, 그저 화보 이상은 아니지!
그 화려하고 비싼 옷의 향연이라니.
서민들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할.
괜한 위화감이나 쌓고 말 일이라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였나 모르겠다.
나는 그 세계를 보고 싶었다. 경험하고 싶었다.
마냥 화려하기만 한 줄 알았던, 런웨이에도 사람이,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 알았다.

'패션'은, 다른 세계가 아니었다.
바로 우리의 어떤 일상이다.
어떤 옷을 입고 걸칠 것인지,
어떻게 나를 표현할 것인지,
패션은 안드로메다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곳에도 전세계 수천수억만명의 종사자가 일을 하는 터전이며,
그들의 땀과 피가 우리의 살과 접촉한다.
 
그리고, 패션쇼.
그것은 의상을 매개로 하는 하나의 문화체험이다.
밖의 살랑이는 봄 바람을 차단하고,
가을과 겨울을 조망하는 이상한 경험.
굳이 패션이나 디자인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건, 온전히 내 감각을 열고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에디 슬리먼도 그런 말을 남기지 않았던가.
"쇼의 화려함은 지극히 작고, 소소한 기억에서 시작된다."

이번 패션쇼를 다녀온 나의 단상이다.
당신도,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쑈를 즐겨라.^.^
또 다른 세계가 당신의 뉴런을 툭툭 건드릴 것이다.
세계는 우연찮은 계기로 넓어지고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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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쑈'가 끝난 뒤,
나는 런웨이를 밟았다.
기분이 묘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모델의 한발.
나는, 그 순간만큼은 런웨이의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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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보그> 편집장을 지낸 다이애나 브뤼랜드는,
"디자이너란 사람들이 원하는지조차 몰랐던 재주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나는,
'패션'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라이프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그렇게 디자이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