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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있 수다~

안상태 기자, '마가렛 미첼'을 만나다

by 낭만_커피 2008. 12. 11.

아세요?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의 힘 (2)

안상태 기자, 불황을 위무하고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한 작가
‘마가렛 미첼(Margaret Mitchell, 1900.11.8~1949.8.16)’을 만나다





앵커 : 불황의 시절,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엄습한 시기입니다. 대공황 때문에 실의와 절망에 빠져 있던 1930년대를 떠올리거나 연상하는 이야기도 많은데요. 그만큼 지금 전 세계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당시 미국에선 한 작가가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위무하면서 대공황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줬다는 사실, 알고 계신지요. 그 사람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1936)를 쓴, 마가렛 미첼입니다. 얼마 전 탄생 108주년을 맞이했던 마가렛 미첼의 생가가 있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나가있는 안상태 기자를 불러보겠습니다. 안상태 기자!


안상태 기자(이하 안상태) :
네, 안상탭니다. 저는 지금 애틀랜타에 나와 있습니다. 스칼렛 오하라, 레트 버틀러, 비비안 리, 클라크 게이블, 그리고 무엇보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Tomorrow Is Another Day)”, 이 유명한 대사, 기억나십니까. 그렇습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집필한 마가렛 여사를 만나러 이곳에 왔습니다. (고요한 정적…)


앵커 :
안상태 기자! 안상태 기자!



안상태 :
나~안. 마가렛 여사의 집에 들어 왔고! 저기 아담한 체구의 여사를 봤을 뿐이고! 저런 단아함에서 어떻게 시대를 위무한 위대한 작품이 나왔는지 감탄할 뿐이고! 이 작품을 출판하기 위해 들였던 열정과 끈기가 더 놀라울 뿐이고!


마가렛 미첼(이하 마가렛) :
안 기자. 정신 차리세요. 그땐 운이 좋았던 거죠. 애틀랜타에 들린 뉴욕 맥밀란출판사의 레이슨 사장이 떠난다는 단신을 보고 기차역으로 찾아갔을 뿐이에요. 물론 그가 순순히 읽어볼 것 같진 않았어요. 당시 제가 작가지망생에 불과한데다 원고는 1037페이지에 달했으니… 그래서 집에 가지 않고 시차를 두고 끈질기게 기차안의 레이슨 사장에게 전보를 보냈던 거죠. 다행히 몇 차례 거들떠보지도 않던 레이슨 사장이 마지못해 읽었다가 감동 받고 이를 출간하기로 했으니, 운이 좋은 거죠.


안상태 :
아, 죄송합니다. 제 별명이 안어벙이라. 그 열정과 끈기가, 세상 사람들에게 세기의 명작을 전파한 셈인데요. 당시 뉴욕타임스의 서평이 인상 깊네요. “미국 소설 가운데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와 가독성에서 이것을 능가하는 소설은 없다. 그야말로 최상급 소설이다.” (잠시 또 정적…)


앵커 : 안상태 기자! 안상태 기자!



안상태 :
나~안. 소설 잠시 봤고. 읽자마자 반했을 뿐이고! 무엇보다 ‘대공황’이라는 전대미문의 불황이 태양을 없앤 시절, 피폐해진 사람과 시대를 위무하고 평정심을 유지하게끔 해 준 작가의 힘에 거듭 놀랐을 뿐이고! 역시 작가는 평화와 호황 때보다 불황과 절망의 시절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함을 확인했을 뿐이고!


마가렛 :
과찬이에요. 안 기자 톤으로 하자면, 나, 마가렛~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이고! 그 한편에 내 모든 걸 쏟아 부었을 뿐이고! 어쩌다보니 결과가 좋았을 뿐이고! (웃음)


안상태 :
“시인은 사회의 환부를 남보다 먼저 감지하는 몸을 지닌 존재”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 말을 약간 바꿔, “작가는 사회와 사람들의 환부를 어루만져주는 마음을 지닌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또 정적…)


앵커 :
안상태 기자! 안상태 기자!



안상태 :
나, 안~ 결정적 이 장면과 한마디를 다시 보고 또 감동 받았고.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뜰 거야(Tomorrow Is Another Day)”는 최고의 대사일 뿐이고! 모든 것이 바람과 함께 사라진 폐허에서 스칼렛은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흙을 쥐고서 읊조렸을 뿐이고! 절망에서 건져 올린 희망의 한 조각일 뿐이고! 그것이 지금-여기의 우리에게 마가렛 미첼이 필요한 이유이고! 

    
마가렛 :
안 기자~ 미안해요. 시간이 다 됐어요. 어쨌든 저는 이 한편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성공을 거뒀다지만,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불행했던 것 같아요. 다시는 소설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니까요. 물론 1949년 남편과 함께 길을 건너다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죽지 않았다면 또 어떻게 됐을 진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잘 극복하길 바라요.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뜰 거예요. 부디 내일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요. 그럼 나, 마가렛~ 바람과 함께 사라질 뿐이고! 또 어떤 작가가 당신들을 위로하고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주길 바랄 뿐이고!


(※참고자료 : 위민넷 ‘키위, 여성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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