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시대'에 접한 무라카미 하루키
아프게 방황하던 시절을 함께해준 , 혹은 에 대한 여러분의 추억을 들려주세요. 그래서, 내 흩어진 추억의 조각을 직조하자면, 꽁꽁 묶인 채, 생각의 자유 외엔, 없었던 군대 시절. 사실 그 생각조차도, 고참이나 조직의 것으로 세뇌시키던 폭압이 지배하던 시절. 정말 웃긴 것 중의 하나는, 일병 5호봉이 될 때까지 끓인 물도 마시지 못하게 하고(화장실의 수돗물만 마시는 것을 허락하던), 책을 읽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었다. 에이, 설마, 진짜 그랬냐고, 그런 게 어딨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진짜 그땐 그랬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내가 군대라는 조직에 발을 디뎠을 땐 그랬다. 그리고, 그토록 열망하던 '일병 5호봉'을 넘어섰고. 책에 목말랐던 내가, 어느 날 휴가를 나가서, 누구에게 받은 것인지는 기억..
2008.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