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듣고 싶은 말, 가장 짜릿한 말,
집을 나서거나 들어올 때, 아파트 화단에 장미덩쿨이 자리한다. 나설 때, 안녕~하고 인사를 하면서 향을 맡아준다. 들어올 때, 역시 안녕~하고 살포시 스다듬어준다. 혹은, 와 오늘은 예쁘구나~하고 말을 건넨다. 간혹, 그 장미를 덩쿨에서 뜯어내, 내 방이나 어느 공간에 놓고 싶은 욕심이 생길 때가 있다. 정말 앞에서 고민했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마음을 힘들게 잡았다. 나처럼 쟤네들을 보는 사람이 있겠지. 뭣보다, 장미 공동체에서 벗어나면 혼자 쓸쓸히 죽어가야 하잖아. 헌데, 지난 여름비에 꽃이 후두둑 떨어졌다. 나의 리추얼 하나도, 뚝 떨어졌다. 왠지 아쉽고, 서운한 기분. 여름비 사이로 힘들게 햇살이 비친 날, 송이를 거의 떨어트린 그들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내 손으로 뜯지 않길 잘했다는 생..
2011.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