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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제3

여기만 아니라면, 어딘가에... 제발 어디든, 이곳이 아닌 어딘가로, 잡히지 말고 가주오. 어느 순간부터였을까. 나는 그렇게 마음 깊이 바라고 있었다. 거의 스크린을 향해 애원하고 있었다. 그들은 탈영병이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을 죽인 범죄자였다. 그럼에도, 내 마음은 그들과 함께 달리고 있었다. 그들처럼, 그네들이 서 있는 이곳만 아니면 될 것 같았다. 억지로 끼워맞추면, 그것은 스톡홀름신드롬이 아녔을까. 나는 그들의 뒤를 따르는 (자발적) 인질이었고, 그들에게 호감과 끌림을 느꼈다. 그것은 단순한 탈영이 아니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그것은 사회적 알레고리였다. 그들이 탈주를 시도한 곳은 군대가 아니라, 이 빌어먹을 세상이었다. 그러니, 감정이입된 것은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각자 이유는 분명하다. 박민재 상병(진이.. 2009. 12. 18.
서독제, 김동원 그리고 김원섭 6년 전, 2003년 12월9일. 요즘과 같은 강추위가 강타하던 그날, 혜화동 부근에서 한 사람이 추위에 떨다 숨을 거뒀다. 그야말로, 동사. 누구도 챙기지 않은 혹은 외면한 죽음. 나는, 그 사실을 뒤늦게 접했다. 2005년 김동원 감독님( 등)께서 국가인권위에서 제작한 옴니버스영화 가운데 을 연출하신단 소식과 함께였다. 오늘 모진 추위, 알코올 유혹을 뿌리치고 '서울독립영화제(서독제)2009'를 찾았다. 세상엔 알코올보다 더 좋은 것들이 있으니까! ^.~ (음, 인간이 초큼 학실히 달라졌다;;) 영화는 장률 감독님의 . 그것 자체로도 뿌듯했는데, 상영 직전에 꺄아아아아아아~ 소릴 지를 뻔 했다. 내 앞앞자리에 김동원 감독님이 성큼 앉으시는 것 아닌가!!!!!!!!!!!!!! 역시 잘 왔구나, 하는 생.. 2009. 12. 16.
연말 술자리보다 더 알싸하고 짜릿한, 이건 어떤가! '서울독립영화제2008' 개막식 이모저모 연말 술자리보다 더 알싸하고 짜릿한, 이건 어떤가! [서울독립영화제2008 개막식 이모저모] 복고가 ‘대세’긴 대세인가 보다. 제34회 서울독립영화제(이하 ‘서독제’)의 포스터와 트레일러에는 1970년대 만화를 연상시키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촌스러운 그림체와 문어체 말투, 요란한 음악 등 이거이거 완연한 ‘복고풍’이다. 그러나 낡거나 후지지 않다. 되레 중독성이 있다. 보고 또 보고 싶어진다. 에너지도 충만해 뵌다. 대체 이게 무어란 말인가! 묘한 것은, 국가권력의 퇴행성(복고)과 맞물려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1970년대 무소불위식 권력이 횡행하던 시절, 그에 절망한 혹은 환멸을 극복하기 위한 불온한(!) 문화적 저항들이 있었다. 지금-여기의 국가권력과 현실을 살펴보라. 어쩐지,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 2008. 1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