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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3

[밤9시의 커피]11월10일, '나의 가장 빛나는 죄악' 랭보 한 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먼저 인생을 바꿔야 한다. -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 11월10일, 특별히 이 커피콩을 볶는다. 에티오피아 하라르 지역 사람들이 만든 커피. 그 남자가 오기 때문이다. 그 남자, 밤 9시부터 詩를 낭송할 계획이다. 시즌이다. 10월20일부터 시즌에 돌입하긴 했다. 한 20일에 걸쳐 있는데, 오늘 11월10일이 정점이자 마지막 날이다. 커피 이름은 쉽다. 랭보. 이날, "랭보 한 잔이요~"라고 주문하면 나는 하라르 커피를 내놓는다. 그래, 오늘 120주기라서 그렇다. 1891년 11월10일, 서른 일곱의 나이였다. 요절이었던 거지. 죽기 몇 달 전, 병 때문에 다리를 자른 뒤, 그는 특유의 시니컬함을 거침없이 내질렀다. "우리 인생은 불행이다. 끝없는 불행의 연속이다. 그런데 왜 우.. 2011. 11. 12.
11월에 생각하는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 랭보 오늘(11월10일). 나는 어쩔 수 없이, 랭보를 떠올렸고, 아무래도 그에 걸맞는 커피레시피는 '내 심장의 임무', 에스프레쏘 리쓰뜨레또. 그 검은 액체를 내 심장으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삶이든, 커피든, 두 번이 없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베를렌이 랭보와의 사랑을 회상하며, 아마도 나지막히 읊조렸을 "나의 가장 빛나는 죄악". 검은 액체는 내 심장에 묻고 있었다. 네 생애 가장 빛나는 죄악이 있니? 너는 살아가는 동안, 그걸 만날 수 있겠니? 글쎄... 동성애까지는 내 취향이 아니니까, 그럴 것까진 없겠지만, 나는 심장에게 씨알도 먹히지 않을 이야길 건넸다. 삶이야말로, 어쩌면 꾸역꾸역 삼켜야하는 비루한 생과 일상이야말로, 나의 가장 빛나는 죄악이지 않을까. .... 물론, 내 심장은 아무런 답도 .. 2009. 11. 10.
시월의 마지막 날, 그리고 리버피닉스 시월의 마지막 날. 그 날이 주는 감상과 함께 찾아오는 한 사람. '리버 피닉스'. 어제밤 이삿짐 정리를 하면서, '아이다호' DVD를 틀었다. 정리를 하면서 힐깃거렷다. 어차피 시월의 마지막 날, 어떻게든 떠오르는 그 사람의 흔적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눈물이 났다. 아름다워서. 더 이상 볼 수 없어서. 1993년10월31일. 14년이 지났다. 나는 14년을 고스란히 흡수했지만, 그는 이미 박제된 청춘. 9월의 마지막 날은 제임스 딘, 10월의 마지막 날은 리버피닉스. 가을 시즌은 요절한 청춘들의 이야기가 널리 퍼진다. '아이다호'를 다시 떠올리다. 3년 전 국정브리핑에 긁적인 글. ================================================================.. 2007.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