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익산이 아닌 이유
우연찮게도 며칠 전, '이리'를 다녀왔다. 정확하게는 '익산'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나는 '이리'라고 쓴다. 읽을 때는 '익산'이라고 읽을지도 모르겠다. 이리라고 쓰고, 익산이라고 읽는다? 며칠 후, 내가 를 볼 것이라곤 생각지도 않았다. 아니 못했다. 애초 이 영화는 연작(과 함께)이라고 진즉에 알고 있었다.지난해 개봉 당시 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실행의 부재로 결국 접하지 못했던 터. 두 편 모두. 내가 발 디뎠던 이리는, 단편적인 인상만 말하라면, 죽어있는 소도시 같았다. 신시가지라고 건물이 올라가고,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으나, 이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서울을 동경하는 듯한 그 뉘앙스는 불편했다. 신시가지의 그 볼품없는 간판들이 사람들의 미적 감수성을 해치긴 마찬가지고. 서울을 욕망..
2009. 12. 17.
몽골소녀, 푸지에와 나
세계는, 세상은 늘 희한하게도, 연결돼 있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참'인 명제다. 얼마 전, ≪밤은 노래한다≫를 낸 김연수의 낭독유혹이 펼쳐진 '향긋한 북살롱'. 한 독자의 질문에, 김연수는 다큐멘터리 한편을 입에서 꺼냈다. 뭐랄까. 그는 그 다큐를 떠올리면서, 그때의 감상을 되씹고 있는 듯 했다. 한없이 진지한 그의 표정과 입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김연수는 그랬다. 무방비 상태로 봤다가, 압도적인 감정에 짓눌렸다고. 다큐를 다 본 뒤, 땅을 쳤단다. 왜? 글을 더 잘 써야겠다고 반성했단다. 일본인 탐험가가 자전거를 타고 몽골을 횡단하면서 만난 몽골소녀의 이야기, 다큐멘터리 는 그렇게 내게 존재감을 각인시켰었다. 는 2007년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EIDF)에서 대상을 타고, 올해 EIDF..
2008.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