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봄 안개가 분다1 [밤9시의 커피] 봄안개, 기형도 그리고 나의 아름다운 여성들에게 그러니까, 3월7일의 냄새는 알싸했다. 안개 냄새 덕분이었다. 봄안개의 밤이었다. 흡~. 봄이 밤이었고, 밤이 봄이었다. 그 안개가 봄을 몽환적으로 만들었고, 냄새 덕분에 나는 충분히 봄이 될 수 있었다. 내가 볶고 내린, 내 마음을 함께 흘려내린 커피를 오전 중 연신 맛있다며 마셔주었던 두 사람 덕분에, 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였도다. 더 이상 바랄 것도 없던 하루를 봄안개가 또 휘감았도다. 아마도 그 커피와 안개에는 기형도가 블렌딩돼 있었다는 것을. 차베스의 죽음에서 가장 가까운 내가 보유하고 있던 멕시코 치아파스 커피.그 커피의 이름은 '기형도'였음을. 그리하여, 기형도의 [ 안개 ]가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봄밤. 3월 7일, 기형도 24주기(1989). 1아침저녁으로 샛江에 자욱이 안개가.. 2013. 3.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