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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Own Coffeestory/밤9시의 커피

[밤9시의커피] 가을시 겨울사랑

by 낭만_커피 2013. 11. 12.


내게, 가을.

그리고 가을의 詩는 늘 이것. 

가을, 詩와 커피, 그리고 그것 모두를 합친 당신. 


가을시 겨울사랑 / 전재승

 

가을엔

시(詩)를 쓰고 싶다.

낡은 만년필에서 흘러

나오는

잉크빛보다

진하게

사랑의

오색 밀어(密語)들을

수놓으며

밤마다 너를 위하여

한 잔의 따뜻한 커피같은

시(詩)를

밤새도록 쓰고 싶다    



당신에게. 

일 포스티노(우체부)의 詩心으로 전하는 늦가을의 11월입니다.

인디언 아라파호족에게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었죠.

백인 민병대의 인디언 몰살사건, 샌드크리크 대학살 때문에 그리 불렀어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대 명제 때문에 그렇게 불려야 했던 어떤 슬픔.


당신은 그 슬픔, 충분히 가늠할 수 있죠?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한스 에리히 노삭의 [늦어도 11월에는]을 꺼내 들어도 좋습니다.

꾹꾹 눌러쓴 듯 억눌린 긴장감이 팽팽했던 내러티브가 폭발했던 이 발화점 때문이죠. 
 

"당신과 함께라면 이대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한마디로 충만했던,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던 [늦어도 11월에는]입니다.


부쩍 추워진 날씨지만 아직은 당신을 보낼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인디언 체로키 족은 11월을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이라고 했거든요. 

당신과 이 가을을 산책하고 싶어요.  


제가 요즘 열광하는 [비밀]의 미녁(지성 분)이 유정(황정음 분)에게 말하듯, 

당신에게 전하고픈 이말입니다.  

  

나 너 안 놔. 

다른 건 다 놔도 넌 안 놔. 

다른 건 생각하지 마. 

내 옆에만 있으면 돼. 


레이 찰스의 재즈 선율, 늦가을밤의 선물입니다. 

비가 오든 날이 개든, 여전히 아직은 가을이니까요.

 

당신이 늦어도 11월에 찾아오면,  

당신만을 위해 '늦어도 11월에는' 커피를 건넬 게요. 

아름다운 당신에게, "당신과 함께라면 이대로 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라는 말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