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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드 쭌

5월30일, 내 아름다운 마지막 봄밤을 앞두고,

by 낭만_커피 2013. 5. 30.


봄비가 사흘 내리 주룩주룩 내렸습니다. 

봄비 소리를 선율로 삼아 삶이라는 건반을 독수리 타법으로 건드려봤습니다.


문득 생각이 나더군요. 

아, 이것은 이제 봄날의 끝을 알리는 전주로구나! 작별을 예고하는 비로구나! 

여드름이 화산처럼 농익은 봄의 다른 이름인 여름으로 가려고 목욕 재개를 하는구나. 

등의 때라도 밀어주고 싶었습니다. ^.~


듣보잡놈의 시급하고 느닷 없는 요청에 응해주시고, 참여 결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급작스레 일정이 잡히면서 좀 애를 먹었는데요. 

협조와 협동해주신 덕에 마침내! 오늘(5월30일) 첫 테이프 끊게 됐습니다. 

서울시 홈페이지(http://economy.seoul.go.kr/archives/22980)에 공지 뜬 것도 보셨죠? ^^  



위즈돔에서 신청을 받았는데, 1회 참석을 해주기로 하신 시민들이 100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http://www.wisdo.me/2232 그만큼 협동조합에 대한 시민들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 아닌가 싶고요. 앞으로도 쭈욱~ 위즈돔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받고요. 


그렇다고 너무 부담감 갖지 마세요!!!!!  

이제 스타트를 끊은 협동조합, 고민도 많고 아직 미비한 점 많은 것도 당연합니다.

그러니 그런 고민 혼자 하는 게 아님을 보여주는 것도 충분히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제임스 스토킹어는 말합니다. 


"우리 모두는 타인의 손길에 의해, 또 타인의 손길을 통해 살아가고 있다. 

타인의 손길에 의해 우리는 자궁으로부터 태어난다. 

타인의 손길이 기른 음식을 먹고

타인의 손길이 만든 옷을 입으며

타인의 손길이 지은 집에서 살아간다.

결국 우리를 이 대지위에 우뚝 서게 하는 것이 바로 타인의 손길인 것이다."


이 협동조합 콘서트를 기획하고 세팅하면서 그런 타인의 손길을 생각했습니다. 

많은 분들의 손길 덕에 협동을 통해 협동조합 콘서트는 탄생한 것이지요. 


그러니 고맙다는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지요.^.~

모쪼록 협콘이 호모 사피엔스(생각하는 인간)로서 호모 레시프로쿠스(협동하고 상호 의존하는 인간) 혹은 호모 심비우스(더불어 사는 인간)를 사유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10월까지, 그러니까 계절이 두 번의 곡예를 넘을 때까지, 협동조합 콘서트는 여러분이 함께 일군 '협동'으로 지어진 행사임을 기억하겠습니다. 


아마 협콘이 세 계절을 관통하는 동안, 제가 계속 몇 차례 더 들들 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소 미숙하고 서툰 점 있어도 너그러이 양해해 주세요. (미리 선빵 날리는 거죠ㅋㅋㅎ) 그래도 계속 그 손길과 협동, 부탁드리고요. 굽신굽신. 


삶이란 치명적인 질환이 늘 그러하듯, 저 역시 유희와 환멸이라는 온탕과 냉탕을 오갈 겁니다. 룰루랄라 콧노래도 부르다가 속 썩어서 쉬파 쉬파 혼잣말도 지껄이고. 그 냉온탕을 심장이 감당할 수 있어야 이 세계에 머물 자격도 생기는 법이라고 스스로 주술을 겁니다.ㅎㅎ   


그리고 오늘밤 협콘 1회가 끝난 뒤, 작별 인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내 생애 유일한 봄, 그러니까 2013년의 봄에게 굿바이 인사를 고하기로.  


너무 짧은 2013년 봄과의 인연, 다시는 만나지 못할 이 봄,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로 마음을 달랠 수밖에요. http://www.youtube.com/watch?v=vf6TWmxJZxY


1회 협동조합 콘서트가 어떻게 끝나든, 나의 아름다운 봄밤 역시 끝난 주말, 제 작은 골방에 박혀 <봄날은 간다>(이영애, 유지태 주연) DVD를 틀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신선한 케냐AA에 제 마음까지 함께 흘러내린 커피 한 잔을 뽑아들고서, 옆에는 티슈를 준비하고 말이죠. 봄과의 작별 의식, 이 정도면 봄이 섭섭해하진 않겠죠? 하하. 



처음 그 영화를 만났던, 2001년의 가을밤을 기억합니다.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며 철딱서니 허세순수 작렬하던 상우(유지태)보다 농익을 대로 농익은, 라면으로 남자를 흔들 줄도 알며, 때론 감정이 사랑을 이기는 것도 체화하고 있고, 이별은 근거 없이 비논리적인데다 심각한 비약을 품고 있음도 묵묵히 받아들이는, 뭔가 쫌 아는 여자 은수(이영애)에게 끌렸습니다. 십 수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저는 상우보다 은수 편이고, 은수를 더 좋아합니다.  


부디, 저 혼자 꼴리는 대로 정해놓은 마지막 봄날 5월30일. 그 봄밤, 협동조합 콘서트는 시작됩니다. 그것이 여러분의 협동과 덕이었음에 감사드리는 감정 과잉의 메일입니다. 사흘 간 봄비에 너무 촉촉하게 젖어버린 탓이죠.ㅋㅋㅋ 아, 라면 먹고 싶다!ㅋㅋㅋ   


이 봄에게 잊지 말고, 꼭 작별 인사를!  

굿바이, 나의 봄. 다시는 만나지 못할 이 봄이여. 그렇게 안녕. ㅠㅠ (물론 다가올 여름에게도 반가이 인사를! ^.^)


언제든 문의나 궁금한 점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저는 들들 볶으셔도 됩니다. 근데, 저는 하기 싫으면 안 합니다.ㅋㅋㅋㅋㅋㅋ  


협동한다면 이렇게!


여러분의 협동조합, 응원합니다! :)

만국의 노동자여, 협동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