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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드 쭌/너 없이 산다

세상 모든 아름다운 여자는 이미,

by 낭만_커피 2011. 12. 15.

오늘, 2011년 만난 여자들 중에 가장 예쁜, 아니 아름답고 지적인 여자를 봤다. 올해가 며칠 남았지만, 글쎄, 바뀔까? 그리 된다면 물론 좋지만, 보는 순간, 속으로 우와~ 했다. 동공은 커지만 귀는 쫑긋, 심장은 빠담빠담. 물론 속깊은 대화를 나누지도 못했고, 다른 이들도 함께 한 자리라, 그저 외모와 아우라가 모든 것이었다. 그것만으로도 1년 동안 봤던 모든 여자를 압도하는 지성과 아름다움.

美, 그 자체. Beauty, PSO!

허나, 내게만 치명적이라면 그녀가 결혼을 했단다. 우르르르, 하늘에 구멍이 뿡~ 뚫리고 있었다. 이른바, 나이 먹은 여자들이 불평 혹은 불만을 내지르곤 한다. 세상의 멋진 남자들은 이미 다른 여자들이 채갔어. 그때 내 심정이 그랬다.

아, 세상의 아름다운 여자, 美는 이미 다른 남자들이 채갔구나. 저런 여자와 사랑하고 결혼하려면 전생에 나라를 몇 번이나 구해야하는 거지? 결혼이라는 제도는 참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구나. 스쳐지나가며 놓친 것들도 때론 얼마나 소중한가 말이다. 2011년, 그렇게 간다.


남인사십
서울 사는 몇몇 고등학교 동창들. 송년회랍시고 어제 모였다. 얘길 나누다, 내년 사십이 된단다. 맞다. 내가 그 얘길 꺼냈다. 갑자기 분위기 싸해진다. 한 녀석은, 누군가는 사십이 되는 새해 첫날, 온몸의 마디마디가 다 쑤시고 몸부터 달라진다는 얘길 꺼낸다. 우스개였는데도 녀석들 눈빛이 후~하는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들의 거의 모든 관심사는 아이(교육)와 회사에서 쫓겨나지 않기(혹은 출세·승진).

뭔 말을 하다가 무상 의료, 무상 교육을 슬쩍 꺼냈더니, 헛소리하지 말라는 구박만 날아든다. '기본 소득' 얘기도 좀체 통하지 않는다. 나의 절망과는 다른 자포자기다. 그들은 이미 세상의 진보와 꿈따윈 사치처럼 생각하는 세대가 됐다. 슬픈 일이다. 사십이어서 슬픈 게 아니라, '나'는 지워지고 가족위주로만(가정적인 것이 아닌!) 사고하면서 세상을 사유하지 못하는 샐러리맨들이어서. 슬픈 내 동창들의 추억이여.

슬퍼도 다시 한 번 오지 않을, 사십이여. 사십, 그냥 이 쇼를 즐겨라(Just enjoy the show!). 인생은 미로 같고 사랑은 수수께끼 같으니까. 잘 얻어먹었으니, 녀석들에게 건네는 나의 선물, < The Sh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