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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어리석음의 기록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

by 낭만_커피 2011. 4. 8.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

누군가는 사랑에 빠지고,
다른 누군가는 이별을 겪는다.

그 남자는 죽음을 선고 받고,
그 여자는 세상에 이름을 새긴다.

혹자는 느닷없이 한 방 맞고,
누구는 온 힘을 실어 선빵을 날린다.

누구에게나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이지만,
모두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은 아니다.

2011년의 4월8일,
그 사람은 버스 안에서 한 여자의 흘러내린 옆 머리칼을 보면서 생각했다.
아, 나는 이제부터 여자의 옆 머리칼을 유심히 지켜보겠구나.
구렛나루 아닌 그 머리칼은 절묘한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아무 이유도 없었다.
굳이 꼽자면, 그 사람, 어제 전혀 예상치 못한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일까.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
세상의 모든 짐이 그나마 잠시 가벼워지는 밤임에도,
그 사람은, 슬프게 하루를 닫는다. 노떼가 넥쉔에게 완봉패를 당했다.

히까리를 따라하, 련다.
노떼의 시합을 보고 있으면,
이겨도, 져도,
울고 싶어지니까.


그 사람, 따라쟁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맑았던 날, 
그 사람, 히까리가 보고 싶어졌다. 그녀가 울고 있다...


궁금하다.
필립 스탁은 정말 은퇴했을까. 초콜릿을 만들고 있을까.
오늘 디자인 하는 사람에게 물었지만, 만족할만한 답을 얻지 못했다.
그 사람, 감독에서 은퇴하고 제작자로 나선 뤽 베송의 예를 들었지만,
글쎄, 나는 왠지 필립 스탁이 그랬을 것 같진 않다. 어떤 근거도 없지만.

왜 그런 게 궁금하냐는 표정이었는데,
글쎄, 모르겠다. 굳이 꼽자면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이었기 때문이었을 거다...

더치 커피 한 잔,
마셨으면 좋겠다. Soul 36.6에는 있는데, 집에는 없다.
아무렇지도 않게 맑은 날, 더치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