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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드 쭌/기억의 저편

파블로 네루다를 생각한다...

by 낭만_커피 2008. 9. 23.
그는 시인이다.
(콜롬비아의 대문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그를 어떤 언어로 보나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다"라고 했다.)
그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다.(1971년)
그는 공산주의자다.
그는 좌파다.
그는 정치인이다.
그는 외교관이다.
그는 혁명가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사랑을 알았던 사람이다.
인류에 대한 사랑보다 더 힘든, 인간에 대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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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내가 아는, 그다. 파블로 네루다(1904.7.12~1973.9.23).
오늘은 그가 떠난지 35년이 되는 날.
그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렇다.
그를 통해 나는 칠레의 굴곡진 역사를 조금이나마 알았다.
그래서, 그는 내게 세계를 넓혀준 사람이다.
칠레의 9월은 혁명의 스러짐을 맛봤다.
살바도르 아옌데도, 빅토르 하라도 1973년 9월에 스러졌다.
칠레의 혁명은 그렇게 미완성인 채로 피를 흘렸다.
피노체트, 그 뒤의 미국이 칠레의 혁명을 일그러뜨렸다.
그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 것은,
아마도 피노체트의 쿠데타 때문이었을 것이다.
네루다의 장례식 공개거행을 피노체트는 막았지만,
칠레인들은 그럼에도 군사독재정권 최초의 항거를 하며,
그의 떠나는 길을 밝혔다고 한다.

혁명은 때론 그런 것이다. 김수영(푸른 하늘을)이 그리 말했듯.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있는가를
혁명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

나는 오늘, 그를 생각하며 칠레도 떠올린다.
언젠가, 나는 칠레를 찾아,
파블로 네루다의, 살바도르 아옌데의, 빅토르 하라의, 흔적을 만나고 싶다.

오늘, 파블로 네루다를 생각한다.

나는 생각한다 (파블로 네루다)

나는 생각한다 키스와 침대
빵을 나누는 사랑을

영원한 것이기도 하고
덧없는 것이기도 한 사랑을

다시금 사랑하기 위하여
자유를 원하는 사랑을
찾아오는 멋진 사랑을
떠나가는 멋진 사랑을

그리하여, 나는 모든 이를 위해 노래한 그를, 또 생각한다.

모든 이를 위하여 (파블로 네루다)

내가 그대에게 말해야 할 걸
문득 말할 수 없을 따름이다,
친구여 용서해다오; 그대는 안다

그대가 내 말을 듣지 못할지라도
내가 잠들었거나 눈물 속에 있지 않앗다는 것을,
오랫동안 그대를 보지 못했어도 나는
그대와 함께 있고 또 끝까지 그러리라는 것을.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걸 나는 안다.
"파블로는 뭘 하지?" 나는 여기 있다.
그대가 이 거리에서 나를 찾는다면
그대는 내가 바이올린을 갖고 있는 걸 알 것이다,
노래를 시작할 준비가 되어,
죽을 준비가 되어.

내가 이 사람들이나 그대에게가 아니라
다른 누구를 향해 떠나야 한다는 건 별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대는 잘 들을 것이다, 빗속에서,
들을 것이다,
내가 오가며 떠도는 것을.

그리고 그대는 내가 떠나야 한다는 걸 안다.
내 말이 그걸 모른다고 해도
확언하건대, 나는 떠난 사람이다.
끝나지 않는 침묵은 없다.
그때가 되면, 나를 기다려다오,
그리고 내가 내 바이올린을 가지고
거리에 도착하고 있음을 알려다오.


그래서, 나는 당신에게 영화 <일 포스티노>도 권한다.
파블로 네루다, 그리고 <일 포스티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