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간의 스포일러 장착.^^;)
일전에, 사라지는 극장(들)에 대한 감상을 토해낸 적도 있지만,
극장 안을 비추던 불이 꺼지고, 스크린이 빛을 투사하며, 관객들의 웅성거림이 잦아들면서,
시작되는 그 마법의 순간.
마법사의 몸짓에 그만 넋을 놓아버리는 그 순간.
영화와 객석이 하나로 묶여버리는 그 순간.
아, 그래요. 영화는 그렇게보면 어쩌면 호그와트로 가는 하나의 통로에요.^^
그래서, 영화가 다가오는 2시간여동안,
내가 알지 못한 세상을 탐험하기도 하구요,
어떤 사유를 통해 우주가 넓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하지요.
물론, 그게 아니라도 좋아요~
신나고 짜릿한 환상특급을 맞보기도 하는 한편,
툴툴거리면서 시간과 돈을 버렸다는 짜증을 내기도 하지요.
뭐니뭐니해도,
영화관은 내게 가장 좋은 데이트 코스였고,
로맨스가 꽃피거나 설렘과 두근거림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죠.
모든 영화가 그런 것은 아니고, 그래야 할 필요는 없지만,
나는 이 말을 믿어요. 어쩌면 그래서 영화관을 찾는지도 모르겠어요. 난 호기심 천국.^.^;
"음식은 1분 만에, 음악은 3분 만에, 영화는 2시간 만에 새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다"
이 영화, <그들 각자의 영화관>.
그래서 어떤 기대감을 품고 영화관을 찾았지요.
세기의 거장(이라고 일컫는데 개인적으로 동의 않는 감독님들도 있지만) 35인(형제들 포함)이 빚어낸,
그들 각자의 영화관. 그들 마음 속에 둥지를 튼 영화관.
부제가,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될 때의 전율'인데,
와, 이정도면 당신도 기대되지 않아요?ㅎㅎ
물론, '33편'(35인)이라고 팜플렛 등에 기재돼 있지만,
실제 극장용 에피소드에는 31편에 의해서만 꾸려지더군요.
알고 보니, 코언 형제의 <월드 시네마>와 마이클 치미노의 <통역할 필요 없음>은,
상업적 용도로 상영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극장 개봉용에는 빠져 있대요.
코엔 형제의 작품이 그렇게 죽인다는데, 빠져 있어서 궁금증은 막막 생기긴 해요.
<그들 각자의 영화관>은,
칸영화제 쪽에서 지난해 60번째 생일을 기념코자,
황금종려상 타거나 후보오른 감독님들께 3분씩 줄테니, '꼴리는대로 만들어봐'라고 해서 만들어졌어요.
각자 품고 있는 영화관, 혹은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한 기억의 영사기를 돌리거나,
영화(관)와 관련된 특정 장소나 행위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 혹은 애정을 풀어내지요.
물론 마냥 극장에 대한 설렘과 낭만으로 채색하진 않아요.
때론, 현실보다 더 끔찍한 곳이 극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얘기해요.
와, 이렇게 많은 감독님들에 의해 직조된 영화는 처음 봤어요.
<사랑해, 파리>와 같은 영화도 봤지만, 쪽수로 놓고 봐도 쨉이 안돼요.
더구나, 그 주제가 영화(관)이라니, 이런 므흣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기회라니, 놓칠 순 없었죠.^^
물론 내가 이름은 알고 있지만, 작품은 처음 접하는 감독님도 있었구요,
그들이 직조한 스케치를 마주한 순간, '아 누구의 작품이구나' 싶은 영화들도 있었어요.
기타노 다케시, 왕가위, 아키 카우리스마키, 데이비드 린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등등.
현실과 영화의 경계가 지워지는 마법같은 순간은 또 얼마나 짜릿한대요.
사실 심심하거나, '뭔 소릴 찌껄이는 거야'라는 반응이 나오거나,
자화자찬의 오버를 대하는 작품도 있긴 해요.
모름지기, 모든 작품이 균질할 순 없는 법이고, 재미를 보장할 수도 없는 법이죠.
구구절절 그들 각자의 영화관에 대한 풍경을 스케치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나는 <그들 각자의 영화관>이 주는 미덕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그 미덕들이라면, 이런 것들을 들겠어요.^^
우선, 당신의 필모그래피에 33인의 감독을 등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1936년에서 2006년까지 세월과 함께,
갑자기 당한 공습에 대참사로 얼룩진 극장의 모습도 있구요,
좌파감독 난니 모레티도,
<가을의 전설>과 <매트릭스>를 보고, <록키>의 주제가를 무척이나 좋아함을 알게 되며,
혹시 누군가, 극장에서 신음소리(?)를 내거들랑,
이상한 사람이라고 눈살 찌푸리지 말고, 혹시 뭔가 다른 사연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고,
영화는 시각이 아닌 다른 지각으로도 체험이 가능한 것임을,
(여인과 아이의 두 경우가 있었는데, 특히나 영화가 가슴 아파 눈물 흘리던 '안나'라는 여인을 보면서,
제 눈시울도 그렁그렁. 무척 인상적인 여인이었어요.)
서로 다른 말과 인종이라도 좋은 영화 앞에선 하나 되어 교류할 수 있으며,
영화보다가 옆사람에게 자꾸 말시키면 도끼로 머리가 찍힐 수도 있고,
흐루시초프와 교황 요한 23세의 어울리지 않는 만남과 희한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으며,
스크린 너머, 투명한 바다가 펼쳐지면,
비키니를 입은 여인과 키스할 수 있으니 스크린으로 접근하고 볼 일이고,
로미오와 줄리엣에 몰입하는 여성들의 눈과 눈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으며,
'히틀러'는, '감자튀김을 파는(튀기는?) 사람'을 뜻하는 명사이고,
당신에게 그것을 주기 위해 9,000km를 달려온 사람을 만날 수도 있으며,
칸에서 8,944km(5,557마일) 떨어진 곳이, 브라질의 '미구엘 페레이라'라는 마을이고,
세계 최후의 극장도 볼 수 있고, 이곳에서 자살한 마지막 유태인도 만나게 됩니다.
와와, 어때요? 난 이런 것들이 참 신나고 좋았는데.^^
근데 함께 한 친구는, 지루했나 봐요.
녀석에게 내내 각 에피소드 감독을 설명해주긴 했지만,
일부 에피소드의 '깨는'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녀석은 시큰둥했어요.
각자 3분여 가량의 짧은 분량이다보니,
장편의 스토리텔링에 익숙한 녀석으로선 불편했나봐요.
더구나 감독들을 모르면 영화가 쉽게 다가오지 못하긴 해요.
한편으로 나는 <그들 각자의 영화관>을 들락거리면서,
나만의 영화관을 꿈꾸었답니다.^.^
내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각자의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신들을 몽타주하여,
이를 스크린에서 함께 볼 수 있는 그런 영화관도 만들었구요,
(키스장면만 모아서 틀어주는 <시네마천국>의 엔딩장면도 좋겠네요.^^)
영화관에서만큼은 어떤 불평등도 존재하지 않고,
조용하게 스크린만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웃고 떠들면서 담배 피우고 술 마시고,
개난리를 치면서 스크린과 객석이 하나되는 영화관은 어때요.
혹은 영화관을 무중력 상태로 만들어서,
우주복 입고 둥둥 떠다니면서 어떤 자세로든 영화를 볼 수 있는 스페이스 영화관을 꿈꿨구요,
바닷물을 채우고 문어, 조개, 광어, 상어 등등과 함께,
우끼(튜브)타고 보는 씨 시어터도 제작했어요.
당신을, 이런 나의 극장으로 초대할게요.
여긴 우리만의 극장이에요.^^
맞아요. <그들 각자의 영화관>이 주는 가장 큰 미덕은,
나만의 극장을 상상하게 해 준다는 것.
당신도 당신만의 극장을 기억하거나 만들 수 있어요.
우리 그렇게 상상해요.^^
이젠 당신의 극장도 가보고 싶어요.
당신은 어떤 극장으로 날 초대해 줄래요?*^^*
일전에, 사라지는 극장(들)에 대한 감상을 토해낸 적도 있지만,
'영화관(극장)'은 내게 조금은 특별하고 애틋한 장소랍니다.
시작되는 그 마법의 순간.
마법사의 몸짓에 그만 넋을 놓아버리는 그 순간.
영화와 객석이 하나로 묶여버리는 그 순간.
아, 그래요. 영화는 그렇게보면 어쩌면 호그와트로 가는 하나의 통로에요.^^
그래서, 영화가 다가오는 2시간여동안,
내가 알지 못한 세상을 탐험하기도 하구요,
어떤 사유를 통해 우주가 넓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하지요.
물론, 그게 아니라도 좋아요~
신나고 짜릿한 환상특급을 맞보기도 하는 한편,
툴툴거리면서 시간과 돈을 버렸다는 짜증을 내기도 하지요.
뭐니뭐니해도,
영화관은 내게 가장 좋은 데이트 코스였고,
로맨스가 꽃피거나 설렘과 두근거림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죠.
모든 영화가 그런 것은 아니고, 그래야 할 필요는 없지만,
나는 이 말을 믿어요. 어쩌면 그래서 영화관을 찾는지도 모르겠어요. 난 호기심 천국.^.^;
"음식은 1분 만에, 음악은 3분 만에, 영화는 2시간 만에 새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다"
이 영화, <그들 각자의 영화관>.
그래서 어떤 기대감을 품고 영화관을 찾았지요.
세기의 거장(이라고 일컫는데 개인적으로 동의 않는 감독님들도 있지만) 35인(형제들 포함)이 빚어낸,
그들 각자의 영화관. 그들 마음 속에 둥지를 튼 영화관.
부제가,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될 때의 전율'인데,
와, 이정도면 당신도 기대되지 않아요?ㅎㅎ
물론, '33편'(35인)이라고 팜플렛 등에 기재돼 있지만,
실제 극장용 에피소드에는 31편에 의해서만 꾸려지더군요.
알고 보니, 코언 형제의 <월드 시네마>와 마이클 치미노의 <통역할 필요 없음>은,
상업적 용도로 상영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극장 개봉용에는 빠져 있대요.
코엔 형제의 작품이 그렇게 죽인다는데, 빠져 있어서 궁금증은 막막 생기긴 해요.
<그들 각자의 영화관>은,
칸영화제 쪽에서 지난해 60번째 생일을 기념코자,
황금종려상 타거나 후보오른 감독님들께 3분씩 줄테니, '꼴리는대로 만들어봐'라고 해서 만들어졌어요.
각자 품고 있는 영화관, 혹은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한 기억의 영사기를 돌리거나,
영화(관)와 관련된 특정 장소나 행위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 혹은 애정을 풀어내지요.
물론 마냥 극장에 대한 설렘과 낭만으로 채색하진 않아요.
때론, 현실보다 더 끔찍한 곳이 극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얘기해요.
와, 이렇게 많은 감독님들에 의해 직조된 영화는 처음 봤어요.
<사랑해, 파리>와 같은 영화도 봤지만, 쪽수로 놓고 봐도 쨉이 안돼요.
더구나, 그 주제가 영화(관)이라니, 이런 므흣한 풍경을 볼 수 있는 기회라니, 놓칠 순 없었죠.^^
물론 내가 이름은 알고 있지만, 작품은 처음 접하는 감독님도 있었구요,
그들이 직조한 스케치를 마주한 순간, '아 누구의 작품이구나' 싶은 영화들도 있었어요.
기타노 다케시, 왕가위, 아키 카우리스마키, 데이비드 린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등등.
현실과 영화의 경계가 지워지는 마법같은 순간은 또 얼마나 짜릿한대요.
사실 심심하거나, '뭔 소릴 찌껄이는 거야'라는 반응이 나오거나,
자화자찬의 오버를 대하는 작품도 있긴 해요.
모름지기, 모든 작품이 균질할 순 없는 법이고, 재미를 보장할 수도 없는 법이죠.
구구절절 그들 각자의 영화관에 대한 풍경을 스케치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나는 <그들 각자의 영화관>이 주는 미덕이 더 많다고 생각해요.
그 미덕들이라면, 이런 것들을 들겠어요.^^
우선, 당신의 필모그래피에 33인의 감독을 등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
1936년에서 2006년까지 세월과 함께,
갑자기 당한 공습에 대참사로 얼룩진 극장의 모습도 있구요,
좌파감독 난니 모레티도,
<가을의 전설>과 <매트릭스>를 보고, <록키>의 주제가를 무척이나 좋아함을 알게 되며,
혹시 누군가, 극장에서 신음소리(?)를 내거들랑,
이상한 사람이라고 눈살 찌푸리지 말고, 혹시 뭔가 다른 사연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고,
영화는 시각이 아닌 다른 지각으로도 체험이 가능한 것임을,
(여인과 아이의 두 경우가 있었는데, 특히나 영화가 가슴 아파 눈물 흘리던 '안나'라는 여인을 보면서,
제 눈시울도 그렁그렁. 무척 인상적인 여인이었어요.)
서로 다른 말과 인종이라도 좋은 영화 앞에선 하나 되어 교류할 수 있으며,
영화보다가 옆사람에게 자꾸 말시키면 도끼로 머리가 찍힐 수도 있고,
흐루시초프와 교황 요한 23세의 어울리지 않는 만남과 희한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으며,
스크린 너머, 투명한 바다가 펼쳐지면,
비키니를 입은 여인과 키스할 수 있으니 스크린으로 접근하고 볼 일이고,
로미오와 줄리엣에 몰입하는 여성들의 눈과 눈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 수 있으며,
'히틀러'는, '감자튀김을 파는(튀기는?) 사람'을 뜻하는 명사이고,
당신에게 그것을 주기 위해 9,000km를 달려온 사람을 만날 수도 있으며,
칸에서 8,944km(5,557마일) 떨어진 곳이, 브라질의 '미구엘 페레이라'라는 마을이고,
세계 최후의 극장도 볼 수 있고, 이곳에서 자살한 마지막 유태인도 만나게 됩니다.
와와, 어때요? 난 이런 것들이 참 신나고 좋았는데.^^
근데 함께 한 친구는, 지루했나 봐요.
녀석에게 내내 각 에피소드 감독을 설명해주긴 했지만,
일부 에피소드의 '깨는' 이야기를 제외하고는, 녀석은 시큰둥했어요.
각자 3분여 가량의 짧은 분량이다보니,
장편의 스토리텔링에 익숙한 녀석으로선 불편했나봐요.
더구나 감독들을 모르면 영화가 쉽게 다가오지 못하긴 해요.
한편으로 나는 <그들 각자의 영화관>을 들락거리면서,
나만의 영화관을 꿈꾸었답니다.^.^
내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각자의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신들을 몽타주하여,
이를 스크린에서 함께 볼 수 있는 그런 영화관도 만들었구요,
(키스장면만 모아서 틀어주는 <시네마천국>의 엔딩장면도 좋겠네요.^^)
영화관에서만큼은 어떤 불평등도 존재하지 않고,
조용하게 스크린만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웃고 떠들면서 담배 피우고 술 마시고,
개난리를 치면서 스크린과 객석이 하나되는 영화관은 어때요.
혹은 영화관을 무중력 상태로 만들어서,
우주복 입고 둥둥 떠다니면서 어떤 자세로든 영화를 볼 수 있는 스페이스 영화관을 꿈꿨구요,
바닷물을 채우고 문어, 조개, 광어, 상어 등등과 함께,
우끼(튜브)타고 보는 씨 시어터도 제작했어요.
당신을, 이런 나의 극장으로 초대할게요.
여긴 우리만의 극장이에요.^^
맞아요. <그들 각자의 영화관>이 주는 가장 큰 미덕은,
나만의 극장을 상상하게 해 준다는 것.
당신도 당신만의 극장을 기억하거나 만들 수 있어요.
우리 그렇게 상상해요.^^
이젠 당신의 극장도 가보고 싶어요.
당신은 어떤 극장으로 날 초대해 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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