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풋사랑의 속죄…<어톤먼트>
글쎄, 뭐랄까. '살아도 산 것이 아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한 순간의 거짓 진술. 그것이 불러올 엄청난 후폭풍을 보고선. 물론, 그것은 13살의 소녀가 감안할 수 있을 성질의 것이 아니었을거야. 최초의 상처에 대한 앙갚음이었는지, 언니를 향한 질투였는지, 아니면 하찮게 여긴 장난이었는지, 그저 무언가가 눈을 뒤집어씌웠는지, 알 수는 없지만. 더구나 신분의 차가 여전히 사람을 주무르는 시대였잖아. 그녀는 주인집 딸이었고. 하인집 아들 하나 죄 하나쯤 뒤집어씌우는 거야 뭐 대단하게 생각했겠어. 물론, 그녀는 단지, 열.세.살. 이었어. 진짜, 끔찍한 것은 죽음 그 자체가 아니야. 그런 말 있잖아. 살아도 사는게 아닌 거, 웃어도 웃는게 아닌 거, 뭐 그런 것. 그러니까, 생이 어떤 죽음 속에서 사는 것..
2008.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