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김.소.진.
작년만해도 10주기였던지라, ≪소진의 기억≫도 들먹였으나, 이젠, 그 기억도 점점 더 희미해져 갈 터이다. 역시나 소진의 소진(消盡). 1997년 4월22일. 서른 다섯(만 서른 넷)의 나이였다. 그 11년 전, 이십대였던 나도, 김소진이 떠났던 그 나이가 남의 나이 같지 않다. 눈 밝은 사람이었던 소진. 요절하기 1년 전, '젊은예술가상'을 받았던 그는, 여전히, 지금도, 예술처럼 문자의 세계에 아로새겨져있다. 부질없는 짓이지만, 그가 살아있다면, 그는 아마, 한국문학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특히나, 주변적이고 소외된 것에 대한 애정과 공감을 기저에 둔,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을 향한, 문학적 필살기를 갖추고. 소설노동자로서의 김소진은..
2008.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