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는 문어라 불리길 원치 않는다
엊그제. 소익선배랑 뺑이랑 맛난 점심을 먹고 길을 거닐다가, 내 이름을 누군가 부른다. 휙 돌아봤더니, 대학 과동기놈이다. 정말 오랜만. 방가방가. 얼마 전, 녀석은 이메일 주소가 바뀌었다고 동기놈들에게 단체메일을 뿌렸고, 나는 오랜만이라고 아직 살아있냐(!)고 답장을 보냈고, 녀석은 한번 보자는 의례적인 말을 건넸다. 그런데, 그렇게 우연히 해후할 줄이야. 대면한 것은 거의 6~7년 만이지 싶다. 그닥 절친한 사이는 아닌데, 녀석은 대뜸, 잊고 있던, 아니 깊이 잠수하고 있던, 한 문장을 꺼낸다. "오징어는 문어라 불리길 원치 않는다." 녀석이 이 얘길 꺼내는 순간, 녀석과 난 거리에서 펑~ 터진다. 뭔 말인가 싶겠다. 내 생애 첫 번째 시나리오 제목이다. 대학 2학년인가, 3학년 때 교양으로 영화학개..
2009.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