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 가을한잔,
햇살이 참 좋았다. 너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다. 그때도 가을이었고, 너는 한껏 가을을 뽐내고 있었다. 하늘도 참 좋았다. 그 뽀사시 샤방샤방한 하늘. 널 내려보냈던 하늘. 우리의 발걸음을 비춰주던 하늘. 이런 하늘은 그래서, 널 생각나게 만든다. 역시나, 가을이고, 햇살이 좋았고, 하늘마저 푸르렀으니. 역시나 마찬가지인, 어떤 하늘. 이 하늘을 눈에, 가슴에 담았을 때, 너를 떠올렸다. 너는 그렇게 내게, 하늘이다. 괜찮은 거지? 잘 지내는 거지? 아주 간혹, 이런 하늘을 올려다보면, 어쩔 수 없이 네 생각이 난다.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거다. 그게 나니까... 넌, 하늘이니까... 별이 보이지 않지만, 달빛이 유난히 빛나는 밤도 그렇다. 달이 떠있는 이곳도, 역시나 하늘이다. 나도 이런, 영사기..
2008.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