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한다 말하지 않아도...
'빨간 아이'님이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읽고 쓴, 구구절절한(!) 서평 를 읽자니, 도저히 듣지 않을 수가 없었다. (김)동률의 노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물론, 나는 '다시 사랑'을 꺼낼 인물, 아니다. 떠나가는 상대를 붙잡은 적, 한번도 없다. 그저 받아들이고 감내했을 뿐. 그냥, 어떤 옛사랑(들)이 스르륵 떠올랐다. 한때 더 없이 소중하고 천국이었던 당신의 향기, 이제는 아주 자그마한 방으로 줄어든 당신의 자리, 고스란히 그것을 견디고 받아들이며 지탱해 온 나의 시간들도. '다시 사랑한다 말하'고 싶은 생각 없다지만, 이렇게 문득, 옛사랑이그리워지는 시간이 있다. 아, 가을인가보다. 내 마음에 가을이 분다. 그리고 고맙다. 계절의 감성에 휘둘릴 수 있을만큼의, 사랑을 선물해 ..
2009.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