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가볍고 경쾌해지고 싶은 생의 한 자락
현재까지 살아온 바로는, 생은, 신성불가침의 무엇이 아니더라. 생은, 의도하건 그렇지 않건, 곳곳에 생채기를 남긴다. 그것을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또한 생임은, 두말해서 잔소리. 이 여자, 미흔도 그랬다. (남편의) 사랑 하나면, 다른 무엇도 필요없다고, 생이 충분하다고 믿었던 여자. 남편이라는 이름의 남자, 효경의 '제도 이탈'이 있기 전까지는. 생은 어처구니 없이 돌변한다. 그것이 사람살이의 속성이다. 병적인 유머센스를 발현하는 어떤 순간이 있다. 그건 예고도 없다. 그리고나서야 비로소 제대로 감식하게 되는 생 혹은 자아. 책을 덮고서, 나는 남편에게 벗어나 홀로 된 미흔이 걱정되진 않았다. 단독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그는 생의 하찮음도, 인간이라는 존재의 시시함도 자각하지..
2008.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