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연수3

김연수와 영향을 주고받은, 비 오던 그날 밤의 이야기 1월20일. 2009년 그날 불길이 치솟은 이후, 우리는 또 하나의 트라우마를 갖게 됐다. 권력과 이권에 의해 움직이는 세상의 야만을 너무 뼈 아프게 절감했다. 정확하게 1년을 버틴 날 내리는 비는, 아마도 1년 전 그 화마와 불길을 기억해서일 것이다. 이 비로도 야만의 시대와 동물의 세계를 씻겨내릴 수는 없다. 아마도, 그날을, 그 참사를, 우리의 발가벗은 몸을 잊지 말라는 뜻일 게다. 이 개좆 같은 세상. 그래도, 희미하게나마 아직 이 세계가 살아갈만한 곳이라고 생각하거든, 혹은 우리 사는 세계의 누군가를 아직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고 김연수는 말한다. 비, 용산, 노력... 지난해 9월에 만난, 김연수를 다시 끄집어내는 이유다. ================================.. 2010. 1. 20.
몽골소녀, 푸지에와 나 세계는, 세상은 늘 희한하게도, 연결돼 있다. 그건 부인할 수 없는, '참'인 명제다. 얼마 전, ≪밤은 노래한다≫를 낸 김연수의 낭독유혹이 펼쳐진 '향긋한 북살롱'. 한 독자의 질문에, 김연수는 다큐멘터리 한편을 입에서 꺼냈다. 뭐랄까. 그는 그 다큐를 떠올리면서, 그때의 감상을 되씹고 있는 듯 했다. 한없이 진지한 그의 표정과 입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김연수는 그랬다. 무방비 상태로 봤다가, 압도적인 감정에 짓눌렸다고. 다큐를 다 본 뒤, 땅을 쳤단다. 왜? 글을 더 잘 써야겠다고 반성했단다. 일본인 탐험가가 자전거를 타고 몽골을 횡단하면서 만난 몽골소녀의 이야기, 다큐멘터리 는 그렇게 내게 존재감을 각인시켰었다. 는 2007년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EIDF)에서 대상을 타고, 올해 EIDF.. 2008. 10. 30.
[책하나객담] 사랑을 읊고, 밤을 노래한 김연수의 낭독유혹기 나는, ≪밤은 노래한다≫ 이전에, 김연수(의 책)를 읽은 적이 없다. 다만, 지난 여름, 한 북콘서트 현장에서, 김연수를 처음 접하고, 그의 여행철학에 깊이 동감했다. 그때가, ≪여행할 권리≫가 나온 직후였다. ( 재미난 건, 그 6월의 북콘서트 현장과, 10월의 향긋한 북살롱 현장에서, 김연수는 똑같은 파란색 상자곽 무늬 옷을 입고 있다는 거다. 되게 좋아라~하는 옷인가보다. 낭독의 밤 포스터에도 같은 옷을 입고 찍은 걸 보니. ) 나는 그렇다. 공항을 가서 비행기를 타고 이륙하는 순간, 오르가슴을 느낀다. 내 일상과 모든 것이 박힌 이곳을 떠나 다른 어딘가에선 좀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느낌 때문일까. 글쎄, 정확하게 그걸 설명은 못하겠지만, 나는 그렇다. 김연수는 '공항(을 찾는 것)'을 이렇게 설.. 2008.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