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한 존 레논, ‘오노 요코(Ono Yoko, 1933.2.18~)’와 다시 사랑하다
환생한 존 레논,
“1980년 12월8일이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너무 놀라 뱃속까지 울렁거렸다. 그 며칠 전에 5년 동안의 휴식기간을 끝내고 막 새 앨범을 출간한 참이 아닌가. 그날도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한 그 <더블 판타지>를 들었는데! 그 앨범의 첫 번째 타이틀은 <스타팅 오버>. 5년 동안 나는 존 레논이 음악활동을 재개하기를 간절히 염원해 왔다. 그리고 기다렸다. 왜냐하면 우리를 그토록 기다리게 하며 휴식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존 레논은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나는 존 레논이 부러웠다.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보여준 아버지의 존재방식에 동경을 품었기 때문이다. 스타팅 오버. ‘재출발’이라는 그 곡과 함께 돌아와 새롭게 일어서려는 순간, 흉탄에 스러져간 존 레논. …”
-《도쿄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릴리 프랭키 지음) 중에서 -
존 레논(이하 존) : Oh my love, 오노 나~ 왔어요. 28년 전 그날,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 “나 총 맞았어”이후 처음 말하는 거네요. 하하. 당신, 여전히 아름다워요.~♥
오노 요코(이하 오노) : 오~ 존. 당신이 왔군요. Oh my love! 그렇지 않아도 당신 노래 듣고 있었어요. 우리 함께 했던 순간에 나왔던, ‘Imagine’을. ‘천국도, 지옥도, 국가도, 종교분쟁도, 소유도, 배고픔도 없고, 오로지 우리 위에 하늘만 있어서, 모든 사람이 오늘을 위해 살고, 평화로운 삶을 영위하며, 오직 인간에 대한 사랑만 존재하는 그런 세상을 꿈꾸’던 우리의 노래. 기억나요? 이 노래 만들 때?
존 :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어요. 1971년이었죠. 당신의 이말, “‘그레이프 프루트(자몽)’를 상상해 봐요.” 이 말이 아니었다면, 우리의 ‘Imagine’은 나오지 못했을 거예요. 악상이 떠오르지 않아 크레이지할 것 같았는데, 이 충고 덕분에 딱! 떠올랐잖아요. 오렌지와 레몬의 잡종교배인 자몽이 상징하는 것. 당신이 자몽에 빗대 늘 얘기하던 문화적 잡종성.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 국가․인종․이념의 차이에서 비롯된 불화나 차별을 극복하는 것. 결국 당신과 내가 바라던 바를 ‘Imagine’에 담을 수 있었던 것도 당신의 그 말 덕분이에요. 당신은 정말 내가 바라던 온도의 사람이에요.
오노 : 하하, 오랜만에 그 말 들으니, 추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우리가 처음 만난 날, 당신이 건넸던 말, “우리는 같은 온도를 가지고 있군요!” 7살 어린 당신이 그 말을 했을 때, 내 안의 온도계도 당신과 교감했어요.
존 : 내가 당시 사람들에게 그랬었잖아요. “사람들 눈에 요코가 어떻게 보이든 나한테는 최고의 여성이에요. 비틀즈를 시작할 때부터 내 주변에 아름다운 사람들은 얼마든지 널려 있었죠. 하지만 그들 중에 나와 예술적 온도가 맞는 여자들은 없었어요. 난 늘 예술가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것을 꿈꾸어왔어요. 나와 예술적 상승을 공유할 수 있는 여자 말이에요. 요코가 바로 그런 여자에요.” 당신이 없었다면, 어찌 내가 있을 수 있었을까요. 당신의 설치미술을 보러 가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당신을 만나지 못했다면, 비틀스 이후의 나는 없었어요. 그건 존 레논이라는 이름은 없는 거예요. 당신은 당신 자체로 빛나는 사람이었지만, 당신으로 인해 나는 더 빛날 수 있었어요. 하하. 그때, 당신이 내게 처음으로 한 말이, ‘breathe’(숨 쉬어라)였잖아요.
오노 : 아이, 그만해요. 적어도 우리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알아보고 예술적 전류가 통한다는 것을 감지한 거잖아요. 난 당신의 부나 명성을 보고 사랑한 것이 아니듯, 당신도 나의 외모나 나이를 보고 사랑에 빠진 것도 아니고. 우린 너무 닮았어요. 상대방을 자기자신처럼 여기는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잖아요.
존 :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했지만, 정말 그래요. 당신과 나는 음악과 정치, 예술, 모든 분야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거기다 섹스까지 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파트너가 어디 있단 말인가요. 당신에게 ‘세상의 모든 여자들로부터 존 레논을 빼앗은 마녀’ ‘비틀즈를 해체시킨 악녀’라는 타이틀에 흔들리지 않은 당신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당신은 이전의 내 모든 것을 버리고서라도 선택해도 될만큼 소중한 존재였으니까.
나는 후회없어요. 당신 덕분에 난 세상이 열린 기분이었으니까요. 당신 때문에 여성들이 그렇게 훌륭한 존재라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언젠가 인터뷰에서 그랬듯, “여성을 제외한다면 진정한 혁명이란 있을 수 없어요.” 그때처럼 당신을 안아주고 싶어요. 롤링스톤 표지사진을 찍을 때처럼요. (그래요, 존, 이리와요.) 다시 그 질문, “당신은 요코를 얼마나 사랑해요?”를 받아도 똑같이 할 거예요. 이렇게 당신에게 매달리듯 감싸고선, 입을 맞추고, “이게 내가 요코를 사랑하는 방식이에요.” 쪼옥~♥ 당신 좀 아니 매우 짱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