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다이어리, 내 얘기 한번 들어볼래?
내 이름은 다이어리, 내 얘기 한번 들어볼래?
내 얘기 한번 들어볼래?
내가 요즘 좀 ‘대세’야. 알록달록 예쁜 커버에 사진이나 일러스트․그림으로 치장한데다 정권코드(?)에 맞는 실용성까지 갖춰서 사람들의 눈길을 확 끌고 있지. 거의 패셔니스타 대열에 끼워줘도 되지 않을까 싶어.*^^* 오죽하면 사람들이 날 놓고 ‘와~’하고 탄성을 지르거나, ‘갖고 싶어’라며 안달복달하겠어. 심지어 누가 누가 예쁜지, 경연도 할 정도야. 때론 런웨이를 누비는 기분이랄까. 유후~ 간지 좀 나지? 특히 여자들은 내게 까무러치지. 에헴. 난 이제 개인의 정체성이나 취향을 대변하는 역할까지 할 정도야. 나를 먼저 본 뒤, 날 가진 사람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한 파악이 된다는 거지. 내가 좀 막 이래. 쿠쿠. 그래도 이렇게 예쁨 받는 경지에 오기까지 나도 험한 과정을 거쳤다규! 저절로 이렇게 된 게 아냐. 계속 얘기해 볼게. 잘 들어봐.
알다시피, 난 오래 전부터 사람들의 일상이었어. 예전부터 사람들은 항상 날 끼고 살았어. 내가 얼마나 중요한 존잰데... 내가 없어져봐라. 사람들, 갈팡질팡해. 약속도 제대로 못 잡아. 무슨 일을 해야 할 지도 몰라.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몰라. 심심할 땐 친구도 돼줘. 심지어 비밀 얘기까지 속삭인다규. 날 잃어버리기라도 하는 날이면, 상실감이 크지~. 그런데 예전엔 똥.덩.어.리 취급도 받았어. 꿈도 없고, 그저 무미건조한 일상에 파묻혀 지내기만 했거든. 패션, 디자인, 그런 게 어딨어. 별 문양도 없는 거무틱틱한 점퍼에 속살도 얼마나 단순한지. 휘유. 내가 생각해도 그런 시절은 끔찍해. 정말 간지, 안 났거든. 회사들은 그런 날 여기저기 막막 뿌렸어. 멋대가리 하나 없는 회사 로고 떡하니 박아서! 이곳저곳에 옛다, 하고 적선 베풀 듯 나를 건네서 참 속상했어. 별다른 특성이 없이 이놈도 비슷, 저놈도 비슷하다보니, 아예 간택이 안 되고 폐기처분되는 경우도 허다했어. 그저 소모품 취급당하거나 없는 셈 치는 거야. 아~씨, 정말 그땐 슬펐어.ㅠ.ㅠ
그래도 인생 역전. 쥐구멍 해 뜰 날! 사람들이 슬슬~ 나의 진가를 알아보더군. 히죽. 제대로 된 옷도 입혀주고, 어떻게 날 가꿔야할지를 알게 된 거야. 흠흠. 계속 그렇게 날 소홀하게 대할 거면 사실 폭로전이라도 하려고 했었다규! 알다시피 내가 오죽 많은 비밀을 품고 있냐. 흐흐흐. 나한테 얼마나 내밀하고 은밀한 이야기들을 속삭여놨는지, 정말 입이 근질근질하긴 해. 아마 이 이야기를 다 풀어놓으면 드라마나 영화로 60억 편은 찍을 걸. 내가 입이 무거워서 망정이지. 입만 벙긋하면 많은 사람, 다치지, 다쳐. 그러니까 날 함부로 대하면, 정말 내가 스스로도 어떤 짓을 저지를지도 모른다규! 서프라이즈~
참 크리스마스나 새해선물로도 좋겠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탁월한 선택이지. 후후. 사랑이 아마 더 깊어질 걸. 사랑의 유효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수도 있고. 내가 새끼 친 다이어리들 친구들 한번 소개해 줄 테니 눈도장 잘 찍어봐. 어떤 나를 고르느냐에 따라 1년이 좌우될 테니, 당신의 현명한 선택을 바라. 휘유, 내가 새끼 친 거지만, 너무 다양한 변종들이 생겨서 사실, 머리가 터질 지경이야. 내가 오늘 얘기한 것 아니래두, 훨씬 더 많은 내가 있으니 무.조.건. 잘 훑어보고 당신 마음의 소리를 잘 들어. 오케이? 난 당신의 취향을 믿어! 불가능할 것 같다고? 에이~
불가능,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야!
불황이야. 환율은 뛰어. 월급은 요지부동이고. 아, 여행은 물 건너갔어.ㅠㅠ 그렇다고 좌절금지! No, OTL! 여기 내가 있잖아. 짜잔, 포토여행 다이어리지. 비록 직접 겪는 여행은 아닐지라도, 마음이라도 떠날 수 있잖아~ 뉴욕, 파리, 동경, 홍콩, 인도, 프라하… 아 그리고 ‘별이 진다네’의 주인공, ‘여행스케치’가 미니앨범과 함께 낸 다이어리도 있어. ‘오기사’가 낸 여행 다이어리도 있고. 열심히 일한 당신, 나와 함께 가는 거야~
아, 이래저래 우울하다고? 누가 옆에서 방긋 웃어주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렇다면 내가 있잖아. 어여쁜 캐릭터들의 향연, 어때? 그 이웃집에 살던 요정, 토토로부터 빨간머리 앤, 피노키오, 앨리스(이상한 나라의)와 도로시(오즈의 마법사의), 성게군과 성게양의 앙상블이 빛나는 마린블루스, 미쓰마, 루나파크, 어린왕자, 육심원… 자, 고르기만 해봐. 당신이 어떤 삶을 살든, 이들이 당신을 응원해 줄 거야. 그러니 부디, 얼지 마, 죽지 마, 부활할거야~
연예인들도 나와 함께 하지. 이만하면 내 진면목을 알겠지? 가수 정재형과 나얼이 주인공이야. 궁금하지, 궁금하지? 미술을 전공하고 전시회를 열기도 한 화가인 나얼이 2007년부터 자신의 그림을 담은 나를 내놨고, 올 초에 《파리 토크》라는 책을 내놓은 ‘작가’ 정재형도 파리의 사진과 자신이 그린 일러스트를 담아 나와 만났지. 인기~ 좋대. 음악으로만 만났던 그들을 나를 통해 만난다는 사실에 ‘두근두근 쿵쿵’ 하지 않아?
뭐? 복잡한 건 질색이라고? 심플 이즈 베스트라고라고? 좋아. 그것도 괜찮지.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세상에 알록달록, 아기자기보다는 모던하고 담백한 게 좋다면, 여기 내가 있잖아. 난 디자인보다는 기능을 중시했어. 더구나 반영구적으로도 쓸 수 있어. 속지만 갈아 끼우면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우리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지. 역시 넌 실속파야. 모노폴리, 신지가토, 동물원, 미니미니, 세컨플로어… 자, 깔끔쌈박하게 살아 보자규. 기름기 쫘악 빼고.
경기침체가 내 주머니만 초라하게 만드는 건 아냐. 문제는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거지.ㅠㅠ 그렇다고 살얼음판에서 멀뚱하게 서 있을 순 없잖아! 아무도 모르는 미래. 그래! 그럴 땐 내가 있잖아. 당신의 자기계발을 도와줄게. 계획 세우는 것부터 당신의 일과까지 내가, 책임진다! 비즈니스 다이어리가 이땐 제격이지. 프랭클린 플래너부터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이 구비돼 있지. 자, 두 주먹 불끈 쥐고 나와 함께 2009년을 달려보자규. 오빠,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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